'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20. 세상에 믿을 백신은 하나도 없다.

천연두 (두창)는 두창 바이러스 (Variola virus)가 원인이 되는 심각한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인류 역사 초기부터 인간을 괴롭혀왔다. 인류역사상 전쟁과 다른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들을 모두 친 것보다 많은 5억 여명이 이 질병으로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아즈텍문명과 잉카 문명이 천연두의 등장으로 붕괴되었고 미국은 천연두를 전염시켜 인디언들을 멸망시켰으며, 우리나라도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한 해에 4만 여명이 천연두에 걸리기도 했다. 1796년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종두법이 개발됨으로서 천연두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1966년부터 WHO에서 실시한 천연두 박멸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게 되었다. 그 결과 1977년 10월 26일 소말리아에서 발견된 환자를 끝으로 더 이상의 자연 발생은 일어나지 않게 되었으며 1979년 10월 26일 WHO에 의해 공식적으로 천연두 박멸이 선언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천연두의 역사다.

천연두 백신의 효용성에 관한 논쟁은 안티 백신 운동의 역사와 그 발자취를 같이 한다.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서 종두법이 개발되고, 그 효능이 인정되면서 1800년 무렵의 통치차들은 천연두 근절을 위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천연두 예방 접종법은 천연두를 앓은 사람이나 우두를 앓은 소의 고름 등에서 얻은 물질을 특정한 처리과정을 거친 뒤 건강한 사람의 몸에 집어넣어 가볍게 병을 앓게 함으로써 더이상 그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우두법 자체의 위험성, 다른 감염성 질환 유발, 그리고 개인의 몸과 권리에 대한 침해성,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사 윤리 등 여러 가지 이유를 근거로 하여 거센 접종 반대운동에 부딪힌다. 영국 역시 그가 소개한 바와 같이 1853년 정부에 의해 접종이 의무화 되었고 이후 백신 접종에 불응하는 부모들이 처벌되는 법안이 상정되었다. 이러한 정부의 강압적 접종 계획은 안티 백신 운동에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와 관련하여 수많은 사회적, 과학적 논쟁들이 오고 갔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물론 허현회씨가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책을 썼을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WHO의 발표와는 달리 오래 전부터 천연두와 소아마비의 의무접종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는 백신이 면역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백신 자체로 인해 더 심각한 질병과 부작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1853년에 천연두 의무접종을 시행했지만 1907년에 중단했다. 예방접종을 시행하기 전 1851~1852년 사이에 천연두로 2,000명이 사망했지만, 예방접종 시행 후인 1857~1859년에는 14,244명이 천연두로 사망했다. (81가지 이야기 중)

1960


허나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또 다른 조사는 위와는 다른 결론을 내놓았다. 백신 접종 프로그램으로 인해 1870년대 대유행을 끝으로 smallpox로 인한 전체인구 및 신생아 사망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1870년대는 천연두로 인해 인구 10000명당 23.6명이 사망한 비해 1880년대에는 4.5명으로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영아 사망률 중 천연두가 차지하는 비율은 1850년대 1.04에서 1890년대 0.04로 꾸준히 감소하였다. 영국 정부가 1902년 천연두에 대한 예방 접종을 중단한 사실을 고려한다면, 위 데이터는 백신 접종이 효과적이었음을 증명하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데이터를 두고 그 분석과 해석이 확연하게 다른 연구들이 치열한 백신의 찬반 논란 속에서 서로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쏟아져 나왔다.  


1800년대 백신의 찬반 논란 속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우리는 몇가지 요소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당시의 시대 상황이다. 1800년대 유럽은 자유 민주주의를 갈망한 대중들의 투쟁이 빈번한 시기였다. 특히 영국의 경우 산업 혁명이 거의 완성되면서 대두된 여러 사회 문제들(노동조건, 위생시설, 부녀자와 어린이의 노동을 규제하는 공장법 등)과 개인의 권익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 개인에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국가에 의한 백신 접종의 강제는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다. 여기에 당시 의과학 기술로는 그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백신 자체의 문제들, 주사기 등 멸균 기술의 부족(현재 멸균기와 유사한 스팀 압력기는 1897년 챔버 찰스에 의해 최초 등장함), 이로 인한 감염 등의 합병증 우려가 존재했다. 또한 당시에는 천연두 발생률 및 사망률에 대한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이를 근거로 조사된 통계의 변수나 해석에 대한 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 사례처럼 자신의 입맛에 따른 해석이 횡횅할 수 밖에 없었다. 허현회씨가 제시한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은 1902년에 의무접종을 시작했지만 1971년에 금지했다. 1917년 미국은 과잉생산했던 천연두 백신을 미국령이던 필리핀에서 2,500만 명에게 강제 접종했다. 그 결과 163,000여명에게서 부작용이 일어나 75,339명이 사망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925년에, 네덜란드는 1928년에 금지했다. (81가지 이야기 중)

In the Philippines between 1917 and 1919, the U.S. government staged a compulsory vaccination campaign which brought on the worst epidemic of smallpox in this island nation's history with 162,503 reported cases and 71,453 deaths -- all vaccinated. (
추정되는 자료)


일단 미국이 1971년 의무접종을 중단한 이유는 천연두가 미국 내에서 박멸되었다는 판단 때문이지 절대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사고나 부작용 때문은 아니다. (CDC 참조) 그는 1800년대 영국의 연구와 1900년대 초 필리핀의 연구 사이에 교모하게 위와 같은 문장을 배치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착각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비열한 그의 수법 중 하나다. 그렇다면 그가 언급한 필리핀의 사례는 어디에 소개되어 있을까. 천연두 백신의 효과에 대한 논쟁을 뒤지던 중 우연찮게 그가 참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발견할 수 있었다. '163,000여명에게서 부작용이 일어나 75,339명이 사망했다.' 는 아래 보이는 바와 같이 1917년부터 1919년까지 천연두 백신을 접종한 필리핀 인구 중 162,503명에서 천연두가 발생하였고, 그 중 71,453명이 사망하였다가 맞는 해석이다. 즉, 위 자료는 백신의 부작용이 아니라 백신 접종의 무용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자료에서 이어지는 다음의 내용을 확인해보라.


An American paper published in 1922 reported "The Philippines have experienced three smallpox epidemics since the U.S. took over the Islands, the first in 1905-06, the second in 1907-08, and the third and worst of all in 1918-19.
(아메리칸 페이퍼는 1922년에 미국이 필리핀에 건너간 이래로 그곳에서 1905-06년, 1907-08년, 1918-19년의 세번에 천연두 대유행이 있었음을 보고했다.)

Before 1905 (with no general vaccination) the case-mortality was about 10%. In the 1905-06 epidemic, with vaccination well started, the case-mortality ranged from 25-50%. During the epidemic of 1918-19, with the Philippines supposedly almost universally immunized against smallpox by vaccination, the case-mortality averaged over 65%!
(1905년 전에는 백신 접종없이도 치사율이 10%에 불과했지만, 접종을 막 시작한 1905-06년에는 25-50%, 그리고 대부분의 필리핀인에 대한 접종이 이루어진 뒤에는 65%에 이르렀다.)  

These figures can be verified by reference to the Report of the Philippine Health Service. The statements are accompanied by, "The mortality is hardly explainable." To anyone but a Philippine Medical Health Commissioner, it is plainly the result of vaccination. The highest percentage of mortality, 65.3%, was in Manila, the most thoroughly vaccinated place in the Islands; the lowest percentage of mortality, 11.4%, was in Mindanao, where, owing to religious prejudices of the inhabitants, vaccination had not been practiced as much as in most other parts of the Islands.
(필리핀 보건 당국은 이러한 치사율은 좀처럼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예방 접종의 결과임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백신 접종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마닐라에서 치사율이 65.3%로 가장 높았던 반면에, 주민들의 종교적 이유로 접종률이 가장 낮았던 만다니오에서는 치사율이 11.4%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천연두 백신 접종은 효과적인가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앞서 본 영국이나 필리핀의 사례뿐만 아니라 아래 1800년대 일본, 독일 등지에서도 발표된 천연두 예방접종 전후의 천연두 발생빈도 및 사망률을 비교한 일부 연구들은 천연두 백신의 예방 접종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데이터를 내놓기도 했다. (참조)    


1. When Japan started compulsory vaccination against smallpox in 1872 the disease steadily increased each year. In 1892 more than 165,000 cases occurred with 30,000 deaths in a completely vaccinated population. During the same time period Australia had no compulsory vaccination laws, and only three deaths occurred from smallpox over a 15-year period.
(1872년 일본에서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해 천연두는 꾸준하게 증가해왔다. 완벽한 예방접종이 이루어졌던 1892년, 165,000 케이스의 발병과 30,0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의무 접종을 시행하지 않은 오스트렐리아의 세 케이스 사망과 비교한다면  매우 대조적이다.)

2. Germany adopted a compulsory vaccination law in 1834, and rigorously enforced re-vaccinations. Yet during the period 1871-1872 there were 125,000 deaths from smallpox. In Berlin itself 17,000 cases of smallpox occurred among the vaccinated population, of whom 2,240 were under ten years of age, and of these vaccinated children 736 died.
(독일에서는 1834년 예방접종을 법으로 의무화했다. 1871-72년 동안 125,000명이 천연두로 사망했다. 예방접종이 잘된 베를린에서만 17,000케이스가 발생했는데 그 중 2,240명이 10세 이하 어린이였고 그중 736명이 예방접종을 했음에도 사망했다.)


반면 스웨든, 이집트 등에서 이루어진 연구는 이외 상반되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백신 접종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은 내놓은 연구가 훨씬 많다.)


1. During the period between 1774 and 1801, prior to vaccination, the death rate from smallpox was 1,973 per million population in Sweden. After vaccination was introduced, 1802-1816, the death rate was 479 per million. Following compulsory vaccination begun in 1817 until 1879 the death rate was 181 (Shurkin, 1979).
(스웨덴에서 예방접종이 이루어지기 전인 1774-1801년에는 인구 백만 당 1,973명의 천연두 사망률을 보였다. 하지만 백신접종이 소개된 후인 1802-16년에는 인구 백만 당 479명,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이후인 1817-79년에는 인구 백만 당 181명으로 낮아졌다.)  

2. The history of smallpox in Egypt is a case in point. Compulsory smallpox vaccination was instituted in 1890, but coverage was never complete. During an epidemic in 1919 a total of 7,895 cases of smallpox occurred, followed by 3,004 in 1920. More than 5.5 million people were vaccinated during that epidemic. Then in 1921 the number of smallpox cases declined to 92.
(이집트의 경우 1890년 의무 예방 접종이 도입된 이래로 대유행 기간인 1919년 7,985 케이스의 천연두가 발병했고, 550만명에 예방접종을 시행한 1920년에는 1,920 케이스만 발병했다. 이후 1921년에는 92 케이스로 감소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백신 제조 및 보급 과정에서 발생된 의과학 기술의 미숙함과 더불어 명확한 통계 분석 및 변수에 대한 해석 기술의 부족은 매년 그 발생이 들쭉날쭉했던 천연두의 역학적 특성과 맞물려 사람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결국 입맛대로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던 것이다. 현재 이러한 과거 통계의 해석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지구상에 더 이상 천연두가 이전처럼 빈번하게 출현하지는 않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데이터는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허현회의 주장에 비교적 가까운 근대의 비교 대조군 연구가 아래 세 편 정도다. (물론 WHO나 CDC 등 세계 주요 보건 기관들은 천연두 백신의 효과를 지지 및 권장하고 있다.)


1. An unsettling report was tucked away in the British Medical Journal of 1828, which showed that the fatality rate among people with smallpox who had been previously vaccinated was significantly higher than from smallpox that occurred in the unvaccinated. This was true for smallpox in people over 15 years of age during the years 1923 through 1926 in Great Britain. "In a total for these years of 11,019 cases, 4,010 occurred among the vaccinated with 13 deaths a fatality rate of 0.3 percent and 6,915 occurred among the unvaccinated with 4 deaths a fatality rate of 0.06 percent. That is to say, the fatality rate among vaccinated cases was five times as great as among unvaccinated cases" (Garrow, 1928). No satisfactory answer could be found for this apparent discrepancy in the smallpox vaccine proponent’s claims for reduced mortality. One respondent noted that Germany had a much higher vaccination rate than England, but a higher mortality rate from smallpox, suggesting that the vaccine increased the death rate (Parry, L.A. Letter, British Medical Journal, January 21, 1928; 1:116)

-> 백신 접종이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2. A careful review of all smallpox cases occurring in North America and Europe during the period between 1950 and 1971 did show that those who had been previously vaccinated had a lower fatality rate than those who had never been vaccinated. Of the 680 smallpox victims during that period, 79 had never received vaccine and 41 of them died (52 percent). Of the 70 people with smallpox who were vaccinated in the previous 10 years, only one died (1.4 percent). Those people vaccinated over 20 years prior to exposure only had a fatality rate of 11 percent. Interestingly, the number of smallpox victims who had never received vaccine (79 total cases) was nearly equivalent to the number of cases with a history of vaccination in the previous 10 years (Mack, T.M. Smallpox in Europe, 1950-1971. J Infectious Disease 1972; 125:161-169).

-> 백신 접종이 천연두를 예방할 수는 없지만, 사망률은 감소시킨다

3. Smallpox vaccination is certainly not a guarantee against contracting the disease. During an epidemic in India (in 1953) 80 percent of people with smallpox had a history of at least one vaccination, and 50 percent had been vaccinated two or three times. None of the smallpox cases had been vaccinated in the previous 12 months. As a result of this apparent vaccine failure, the author recommended yearly smallpox vaccinations during periods of epidemics. (Kempe, C.H. Studies on smallpox and complications of smallpox vaccination. Pediatrics 1960; 26:176-189)

-> 천연두 백신 접종은 유행하는 해마다 반복해서 시행되어야 효과가 있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한 검토는 허현회의 의학 지식 수준이 얼마나 천박한 것인지를 잘 대변해준다. 고작 한 편, 그것도 2차 인용한 인터넷 찌라시의 비정확한 수치를 끌어다 쓸 만큼 궁박한 그의 처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또한 현재는 과거 우두 백신 등과 달리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안전한 백신이 개발, 보급된 상태다. 따라서 지금은 자취를 감춘 병의 치료와 예방 대해 굳이 과거의 두려움을 끌어와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아가 그것을 주류 의학의 비난 근거로 사용할 가치는 전혀 없을 것이다.

천연두, 한 때 '마마'(이는 존경을 표해서 돌려보내야 할 것으로 여겨질 만큼 대책 없는 병이었음을 대변한다.)라 불리우며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전체 사망 원인의 10%를 차지했지만 1977년 소말리아의 케이스를 끝으로 더 이상 자연감염된 천연두가 발견되지 않음으로써 1979년 사라진 질병으로 선포되었다. 더불어 1978년 영국 버밍엄에서의 실험실 사고 이후 천연두 바이러스 관리는 더욱 엄중해져, 미국 애틀란타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제외한 연구소의 천연두 바이러스는 모두 폐기된 상태다. 현재는 단지 천연두 바이러스가 일부 국가에 의해 생물 테러무기로 이용될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존재할 뿐이다. 이는 세계 각국이 비상 상황을 대비해 일정량의 천연두 백신을 비축해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천연두 자연 감염의 부활이라며 호들갑을 떨며 천연두 백신에 대한 근거없는 오해와 낭설을 퍼뜨리는 일은 대중의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출처:[병원에 가야 할 81가지 이유] 20-1. 천연두 백신은 정말 효과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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