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5 동아일보에는 '국민이 불편하든 말든 한의사 X레이 반대하는 의사들 ' 이란 사설이 실렸다.

(전략) 의협은 병원에 영리자회사를 허용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인터넷을 통한 원격의료 등 보건의료 분야 규제완화에 사사건건 반대해왔다. 그때마다 국민 건강을 내세웠지만 정작 항생제 남용과 과잉 수술로 국민 건강을 위협한 것은 의사들 자신이었다. 의협이 아무리 의사들의 이익단체라고 해도 진입장벽 폐지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고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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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을 잃게 만드는 동아일보 사설.




 x-ray,초음파 검사등을 하려면 대략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일단 x-ray에 대해서 배우려면 기본적으로 해부학을 알고 있어야 한다.

본과 1학년 1학기 해부학.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과정이다,

아침에 일찍 본1 교실에 가면 오전 4시간은 해부학 이론 수업.

일부교수님은 예과 때 배웠던 생물학이나 유전학 chapter 4-5개의 분량을 1시간에 슬라이드 200장으로 돌리시기도 한다.


오후부터 실습. 오전에 배웠던  부위에 대해 근육과 신경을 다 찾아내서 확인을 받아야 했다.

팔신경얼기(brachial plexus)를 할 때는 실습이 밤 11시에 끝난적도 있었다.(늦게 끝난 조는 12시를 넘겼다.)

학교에서 나와서 별을 보며 터벅터벅 걸어가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집에 도착해서는 복습을 해야했고, 아침이면 허겁지겁 일어나서

다음날 수업을 가곤 했다.


그리고 그 다음 필요한 과정은 영상의학과 수업이다.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각 부위 별로  x-ray, CT,MRI ,초음파의 특징적 소견을 배운다.

해부학을 배웠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해부학적 지식과 영상의학을 매칭하는 것 또한 어려운 과정이다.

수많은 x-ray 슬라이드를 보고 있으면, 뭔가 뜬구름을 잡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수십번,수백번 반복하면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진단학을 배운다.

환자의 병력, 증상을 바탕으로 환자의 영상학적 소견을 첨가하여

환자의 진단을 내리는 것으로 이제까지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해야하는 일종의 종합학문이다.

진단학을 배우면서도 이전에 수없이 반복했던 해부학과 영상의학책을 다시 찾아보곤 했다.

각 학문을 연결하는 것은 학 학문을 배우는 과정과는 또다른 과정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실습이다.

각과를 돌면서 x-ray부터 MRI 까지 환자 case별로 배우지만,

진단학에서 배우던 것과는 또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있다.


교과서에 배웠던 것 처럼 정형화된 것은 거의 없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만, 공부한 것만으로는  제대로 환자를 볼 수가 없다.

올바르게 환자를 보려면 더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본과 4학년의 수업을 마치고, 의사고시를 통과하면 의사면허를 받지만,

실제 환자를 접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바로 환자를 보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인턴을 하게 되고 각과 별로 1달씩 돌게 된다.

내과에 가면 흉부  x-ray 를 수없이 보지만, 중요한 소견을 놓쳐서

혼나는 경우도 많다. 신경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에서는 머리, 신경외과,정형외과에서는 척추

재활의학과,정형외과에서는 사지의 근골격등에서 배우지만

한 과마다 배워야 할 양은 단시간 내에 학습할 수 있는 양을 뛰어 넘는다.


결국 레지던트를 통해서  각 분야에 대해 좀 더 배우게 된다.

4년간의 training과정에서 수없이 각과와 관련된 x-ray,CT,MRI,초음파를 보게 된다.

재활의학과의 경우에는 특히 진단을 위해 많은 영상을 보게 되는데,

초음파의 경우에는 전문의를 딴 후에도 연수강좌등을 듣는 등 노력을 해야 잘 볼 수 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초음파책을 보고, 영상의학과 책을 찾아서 공부한다.

내 진료실에는 초음파책이 늘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다른과 초음파는 볼 엄두도 못낸다.)


아...그런데 "어선" 에서도 사용하는 초음파를 왜 한의사가 사용 못하게 하느냐는 어느 댓글은


분노하게 만들기 전에 힘부터 빠지게 한다.



전문성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역에서

국민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옳은 것일까.

의사만이  x-ray,초음파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연 직역 이기주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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