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학회 추계 학술대회와 CARVAR 수술의 심평원의 보험급여 검토 결과를 코메디닷컴에서 보도한 이후 상당히 뜨거운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았던 논란이 일반에 공개된 셈입니다. 그에 따라 송명근 교수님을 옹호하는 분들은 의사들의 남 잘되는 꼴을 못 보는 발목잡기라고 비난하기도 하고 일부는 이번 기회에 문제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의료 전문지들의 보도도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은데, 코메디닷컴은 문제점 보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외에는 송명근 교수님의 기자회견 반박 자료를 토대로 비교적 옹호하는 기사를 쓴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제 느낌이고, 일부는 칼럼니스트들이 쓴 것이라 언론사의 방향성과는 무관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임상에서 실제 치료, 수술하고 있는 방법에 대한 논란이 흔치 않고 기존에 언론에서 인품뿐 아니라 수술 실적도 매우 좋게 보도되어 왔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운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봤습니다.








기본 전제






학술적인 부분과 개인 인격과는 별개입니다. 평소 환자를 사랑하는 것과, 환자를 위해 헌신해오셨고 학술적으로도 많은 업적을 가지고 계신 것과 이번 논란은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이 옳고, 그러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또 흉부외과 전공의들 지원이 많은 것이나 사회 인사들과의 인맥도 이번 논란과는 별개입니다.





발목잡기로 보인다고 지적되는 학술적 검증은 특히 의학 분야에 있어서는 환자를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합니다. 과거 과학의 발전에서 보듯, 당시의 학자들이 문제 제기를 했던 많은 이론이 추후 정설로 바로 잡히기도 한다고 해서, 당시의 학자들이 바보거나 해서는 안될 주장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말도 안 되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잘못된 주장을 걸렀고, 결과적으로는 받아들여야 할 정설은 남아있도록 했으니까요.








의료 소비자 측면






이번 논란을 해결해나가는 가장 중요한 관점은 의료 소비자의 권리 측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잠재적으로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는 의료 소비자입니다. 환자가 되었을 때 가지는 권리 중 선택권이 있습니다. 다양한 치료가 있고 그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의사는 근거에 입각하여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하게 됩니다. 물론 때로는 의학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도권 밖의 의학적 치료를 환자가 선택하기도 하는데, 결론적으로는 그런 선택권도 환자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비 지출 증가와 환자의 치료 효과 논란 등의 문제가 있어 의료 소비자의 시대에는 근거 중심의학이 선택에 있어 중요한 정보가 되고 있습니다.





길게 이야기하면 너무 멀리 딴 이야기로 빠질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논란을 수면 위로 올릴 필요가 있는가 물어보시는데, 저는 당연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계의 역할이 검증의 장인데 이 곳에서 논란이 된다면 당연히 의료 소비자는 그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정보가 알려지고 나서의 선택은 또 다시 환자의 몫이 되겠지만,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수술을 받을 환자분들도 기존 수술과의 비교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고 수술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현재 논란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고 할 수 있겠죠. 헬스로그에서 코메디닷컴의 기사를 인용하여 해당 논란을 알렸을 때 많은 분들이 우려의 말씀을 해줬는데, 지금 생각해도 헬스로그 운영원칙에 어긋나지 않았고, 당연히 써야 할 글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습니다.







흉부외과 학회의 역할





이번 논란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과학이란 학문을 중고등학교 때 다 배우셨고, 전공도 이공계라고 하시면 과학의 한 영역인 의학을 이해하시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기본적인 통계를 아신다고 하면 송교수님의 수술의 합병증 통계와 사망률 통계 등 계산해서 비교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댓글에 그런 말씀을 적어주신 분도 계십니다.





과학의 통일성은 다루는 분야가 아닌 방법이라고 하죠. 의학이란 분야에 있어 과학적 분석 역시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여도 기본 전제의 사실 여부 및 과정에 있어서의 오류, 관찰에 있어서의 편견 등은 과학적 논리만으로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과학의 발전에 있어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 간의 검증(peer review)가 필요하게 된 것이죠. 요즘 이야기가 아니라 1세기 전 과학자 쿤(Thomas Kuhn, 1922-1996)이 한 말입니다.





때문에 이번 논란에 있어 흉부외과 학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밖에서 아무리 의학을 알고 과학을 안다고 하더라도 실제 연구에 있어 있을 수 있는 과정의 오류나 편견을 검증할 수 있는 곳은 학회 내부니까요. 예를 들면, 사망률을 측정할 때 수술과 관련된 사망을 어떻게 잡았는지, 타 병원으로 전원 된 환자의 사망도 추가했는지, 다른 과에 있는 환자의 부작용도 추가했는지, 추적 관찰에서 누락된 환자는 얼마나 되는지, 이론적인 타당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이 있을 수 있겠죠. 추계 학술 대회에서 여러 질문이 오고 가는 것은 그런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여러 기사를 보니 송교수님이 학회를 크게 신뢰하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논란이 학문적으로 말끔히 해결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학적 저널리즘 측면





이미 꽤 많은 전문지에서 관련 보도를 했지만, 속 시원한 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앞서 전제에서 말했듯, 논점을 흐리는 기부나 파벌 등의 이야기 보다는 학술적인 부분에 있어 검증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의료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니까요. 나머지 부분은 천천히 풀어나가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학 저널리스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시는 많은 분들께서는 아직 말씀을 아끼시는데, 아마도 민감한 사안이고 추가적인 정보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는 아직 다룰 만큼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어느 편에 서서 글을 쓸 필요는 없겠지만, 지금 상황을 정리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정말 이해 관계에 얽힌 논쟁인지 그렇지 않은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소비자의 입장에서 말을 하는 것이 의학 저널리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생각





헬스로그 독자 분 중에 꽤 많은 분이 이번 논란을 가지고 문의를 하셨습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해당 병원에 가도 되는지 등을 물어보시는데, 제가 흉부외과 의사도 아니고, 해당 분야 지식이 없어 구체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학계에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아시고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의학적 치료 방법의 등장이 빈번한 시대이고, 그 중에는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적응증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교과서에 가장 먼저 치료해야 하는 방법으로 등재되기도 합니다. 이번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학계에서 확실히 검증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과 여기에는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는 것이죠.





그 가운데 수술을 받으셔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라 제가 말씀 드리긴 불가능합니다. 여기까지 충분히 읽으시고 여러 흉부외과 선생님의 조언을 받으신 뒤 심사숙고 하셔서 결정하시고, 최선의 선택을 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많은 환자를 위해서 송명근 교수님의 수술이 알려진 대로 획기적이고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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