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이미지 - 영국 리즈에 있는 스타 벅스 매장


소셜네트워크나 소셜미디어과 같은 소셜 웹이 단순한 인터넷 정보 공유를 넘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현실로 끌어내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대하면서 실제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2011년에 있었던 중동의 쟈스민 혁명과 월스트릿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들불처럼 퍼졌던 월가 시위(Occupy Wall Street)가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도 비슷한 속성을 갖고 있다.

중동의 쟈스민 혁명을 살펴보자.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는 민중들의 억압된 마음을 연결했다. 신체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신경계처럼 작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작은 그룹의 조직이 생성되고 행동에 나섰다. 이 모습이 웹을 통해 다시 공개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목소리는 얼마되지 않아 나라 전체로 확산됐다. 결과적으로 중동 전반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월가 시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금융산업과 치솟는 실업률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트위터와 페이스 북을 통해 공유됐고 작은 시위가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에 동조하는 많은 사람들이 연대를 이뤄 대규모의 시위가 됐다. 월가 시위는 시작된 지 두 달도 되기 전에 전 세계 82개 국가의 9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런 움직임은 ‘민초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이들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변화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비이성적’인 것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속 짧은 문장에 진실을 담기란 애시당초 불가능하며 잘못된 정보가 소셜 웹을 통해 너무 빠르게 확산돼 문제라고만 지적한다. 그런 견해도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짧은 글자 속에서도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분노를 공유하기에는 충분하다.

소셜 웹이라는 도구는 사람들을 뭉치게 할 수 있고, 동시다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도와주는 도구다. 소셜 웹이 큰 힘을 갖게 된 것은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주제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선순환의 고리를 통해 스스로 진화하면서 사회의 변화를 부르는 것이다. 소셜 웹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지고 서로가 상부상조하며 도울 수 있는 그런 협업 프로세스와 목표가 만들어지기에 가능하다.

이런 소셜 웹의 현상은 사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사회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소셜 웹을 활용하는 것처럼 기업들이 고객들이나 이해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열망을 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업의 경험과 감성을 대중과 공유하면서 대중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공유된 경험은 새로운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이런 사회적인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이는 현재 일반화 돼 있는 브랜딩이나 제품 마케팅, 홍보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런 철학을 숙지하고 실천한 기업가가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다. 그는 2011년 11월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가 특정회사 CEO로서의 역할 이외에 변화를 위한 또 다른 역할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워드 슐츠는 2011년 10월 미국 전역에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작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국 전역에 있는 6,800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일자리만들기(Create Jobs for USA)’ 프로그램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재단을 통해 먼저 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손님들은 5달러를 기부하면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이 섞인 띠에 ‘나눌 수 없음(Indivisible)’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손목밴드를 받게 된다. 이 손목밴드로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 간 공동체의식을 고취하게 만든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의 판매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스타벅스라는 기업의 가치에 대해 대중이 새롭게 인지하게 된 계기는 됐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대기업에는 스타벅스와 같은 철학적 가치를 표방하는 기업들이 없는 것 같다. 하긴 기업을 탓하는 것은 소셜의 철학이 아니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돼야 한다. 우리 모두가 행동가다. 이것이 소셜 웹 시대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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