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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자

위키피디아 이미지 - 버락 오바마 대통령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새로운 스타트업 생태계 촉진 법률인 ‘JOBS(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Jumpstart Our Business Strength의 약자)’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미국은 새로운 세대의 산업 생태계 촉진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 생태계에서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킥스타터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스타트업들이 낮은 비용과 적은 자본으로 위험은 적게 가져가면서도 빠른 속도로 혁신을 시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만들어낸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품화해서 대규모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유튜브나 Etsy*, 이베이 등과 같은 네트워크가 브랜드 형성을 도와줘야 한다. (* 세계 최대 핸드메이드숍)

이번 법안의 핵심은 그 동안 우리의 경제시스템을 지탱해왔던 대기업 친화적인 정책들을 새롭게 스타트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형태로 바꾸는 데 있다. 주식시장과 규제, 그리고 세금문제가 핵심이 된다. 그동안 미국의 경제는 주로 대기업들이 디자인부터 제조, 마케팅과 유통에 이르기까지 직접적인 제어권을 쥐고 운영했고, 이런 체계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가장 중요한 효율과 지휘권을 가졌다.

최근 변화에 따른 미국의 새로운 기업 생태계도 따지고 보면 전반적으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이 플랫폼을 장악한 새로운 거대기업들이 가장 커다란 이익을 얻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공평하게 따져보면 개인들을 포함한 수많은 작은 기업들이 형성하는 기업가 계층(entrepreneurial layer)이 만들어내는 것들의 총합이 가장 크며, 실질적인 효율과 혁신은 이들이 이끌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기업가 계층을 이루는 여러 기업가들에게는 자본이 없다. 과거의 경제시스템과는 달라서 엄청나게 커다란 자본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창출해낸 가치를 사회에 알리고 그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을 기회를 확보할 정도의 운전자금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셜 펀딩을 활성화하고, 이렇게 펀딩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향후 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하거나, 기업을 M&A하는 과정을 통해 이익을 실현할 때 발목을 잡지 않도록 관련된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이번 일자리 법률의 취지다.

물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본질적으로 자금조달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선량한 피해자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보호할 수는 없고, 되려 작은 기업에 소규모 투자자들이 적은 돈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되 이에 대한 위험도를 충분히 강조하고, 지나치게 큰돈을 투자할 수 없도록 한다면 새로운 소규모 스타트업 생태계를 사회와 함께 키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을 내린 듯하다.

개인적으로도 긍정적인 가능성을 더 높이 보고 있다.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원활하게 운영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커다란 회사들을 꺾고 새로운 기회를 확보함으로써 혁신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도 만들어질 가능성이 더 많다. 이미 미국에서는 ‘KickStarter’라는 소셜 펀딩 플랫폼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제품들과 영화, 문화사업에 이르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펀딩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투자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미래를 위해 도전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코스닥을 등장시키고, 벤처기업을 키우는 촉진 법률을 만들면서 현재의 상당수 IT기업들을 키워낸 역사가 있다. 그러나 일부 벤처기업인들의 도덕적 해이와 제도의 약점을 이용한 편법적인 행위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촉진하기에는 과도한 규제들이 다시 많이 생겨났다.

그렇지만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 미래의 경제는 혁신경제이고, 젊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이끌어갈 작은 기업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이다.

또한 과거보다 국민의 의식도 성숙했고, 스타트업들을 지켜보는 눈도 많아졌다. 물론 선량한 피해자가 나타나게끔 방치해서는 안 되겠지만 충분히 고민하고 보완책을 마련한다면 한국판 JOBS 법안도 다시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정지훈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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