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계 수술 장면 (C) 청년의사신문


전공의는 언제나 피곤하다. 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외과 전공의들의 피로도는 특히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외과 계열 전공의들의 피로도에 관한 실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2012년 5월‘Journal of Archives of Surger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외과 전공의들은 근무시간의 1/4을 법정 음주상태와 비슷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의대 프랭크 맥코믹 박사는 이러한 외과 전공의들의 과로로 인해 환자들이 겪을 피해 가능성에 대해 추계했다.

2개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정형외과 전공의 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서 맥코믹 박사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전공의들은 피로로 인해 의료과실을 27%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 결과 수면시간은 2.8~7.2시간, 평균 5.3시간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무시간의 48%가 신체효율이 20% 부족한 상태였다.

정신적인 효율로 넘어가면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근무시간의 27%를 정신효율이 30% 부족한 상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혈중농도 0.08%일 때와 동일한 수치다. 연구진들이 ‘심각한 장애’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피로는 반응속도를 느리게 하고, 기억력과 주의력을 감퇴시키는 만큼 과실을 늘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야간 근무는 특히 더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은 시간대이기도 하다.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나 엑손 정유회사의 발데즈호 기름 유출 같은 사고들 역시 야간 근무시간에 일어났다.

실제 다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이틀 연속 야간근무를 했을 경우 효율이 더 떨어지기도 했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피로로 인한 사고로 미국에서 연간 18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정도다.

피로로 인한 과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스케줄을 ‘정상적으로’ 조정하는 것밖에 없다. 이미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은 밤샘 근무 빈도를 줄이고, 이로 인한 피로도 감소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전공의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환자 안전과 전공의 인권, 이 두가지를 모두 지킬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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