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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심평원, 신뢰를 쌓아야

도서 <믿음의 탄생>, 저자 마이클 셔먼


믿음이 어떻게 탄생하고 형성되며, 지지되고 강화되는지를 화두로 삼아 연구해온 마이클 셔머는 <믿음의 탄생>에서 ‘사람들은 왜 믿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가족, 친구, 동료, 문화, 사회에 의해 형성된 환경의 맥락에서 다양한 주관적, 개인적, 정서적, 심리적인 이유로 믿음을 만든다. 믿음이 형성된 후에는 수많은 지적 이유, 날카로운 주장, 이성적 설명으로 믿음을 합리화한다. 요컨대 믿음이 우선이고, 믿음에 대한 설명이 뒤를 따른다.”

정리하자면 뇌가 믿음의 엔진이라는 것이다. 뇌는 감각을 통해서 들어온 데이터에서 자연스럽게 패턴을 찾아내고 그 패턴들에 의미를 부여한다.

‘믿음의 과학’으로 심평통신을 여는 것은 혼란에 빠졌던 일부 평가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관련 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간에 믿음을 되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첫 단추는 역시 허심탄회한 만남이 돼야 할 것이다.

최근 심평원은 뇌졸중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뇌졸중학회,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대한신경재활의학회와의 간담회를 연속 개최하여 뇌졸중평가사업에 대한 각 학회의 입장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간 문제가 된 일부 지표의 조작적 정의에 대한 학회의 입장과 평가 전반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간담회는 뇌졸중평가와 관련한 갈등이 불거졌을 때 심평원이 했던 약속이 이행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즉 간담회를 통해 제7차 뇌졸중평가사업에서 적용할 평가체계를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한 심평원의 약속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간담회의 또 다른 성과로 지난 5차 평가에 이르기까지 ‘평가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학회가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던 것을 서로 확인하고, 각 학회에 소속된 회원들과 개별 병원의 노력도 상당히 컸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간도 있었다.

사실 뇌졸중평가 역시 출범 이후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단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하면서 5차 평가를 무난하게 마무리하기에 이른 것이다. 서로 간에 대화하는 통로를 유지했던 것이 오해가 개입될 여지를 줄일 수 있었다.

간담회에 이어 심평원은 3개 학회가 추천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의체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이 회의체에서 각 학회가 제시하는 평가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합의를 이뤄나갈 계획이다. 수월하게 합의에 이르는 사안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격론에 휘말리는 사안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치 않는 심평원의 입장은, 논의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사안은 폐기하는 대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심평원이 수행하고 있는 각종 평가들은 최근 여러 학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학회가 요양급여적정성평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게 됐다는 것도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초기 단계인 만큼 학회와 심평원 간에 시각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평가 초기에 갈등이 있었던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심평원은 학회 구성원들에게 평가사업의 세밀한 부분까지도 설명하면서 이견을 좁히려고 노력해 왔다. 평가가 끝나면 심평원은 학회와 그 결과를 공유하고 평가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한 평가체계를 안내하기도 한다. 이런 관계가 잘 조성된 평가는 평가결과의 개선속도도 빠르고 평가체계도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다. 역시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관계에서 나오는 좋은 결과이다.

하지만 모든 믿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포커스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믿음은 제 방향에서 벗어나도록 이끌기 마련이다. 이것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상황을 바로 잡을 적기이다. 미심쩍다는 시선을 거두고 새로이 믿음의 엔진을 가동시켜 불신의 간극을 좁히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양기화  yang412@gams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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