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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사회적 화두다. 모든 병의 근원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만큼 비만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서구 사회에서는 비만이 문제가 된 지 오래되었다. 캐나다 의사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400파운드(약 180킬로그램)보다 더 나가는 환자도 본 적이 있단다. 그 환자는 집에서만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병이 생겨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문을 통과할 수 없어서 집의 벽을 부수고 환자를 기중기 비슷한 것으로 꺼내왔다. 우리로서는 상상이 안 가는 일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주 드물지 않게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년 성인들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미용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체계적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고 스스로 식생활 개선과 운동을 해서 체중을 빼려는 노력을 하는데, 간혹 ‘굶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또는 ‘아무것도 안 먹고 물만 먹는데 살이 찐다’고 말하는 경우를 본다.

칼로리 섭취를 줄이기 위해 아침을 꼬박꼬박 굶어주고 게다가 가끔 하루씩 아예 아무것도 안 먹다시피 하는데 왜 몸무게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굶어보면 알겠지만 하루 굶으면 몸무게가 일시적으로 1~2킬로그램 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식사를 다시 시작해서 두세 끼만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면 금방 원래 몸무게로 돌아온다는 것이 문제다.

그 비밀은 체내 수분과 에너지 전환 순서에 있다. 우리 몸의 55~70퍼센트가 수분이라는 것을 다 알 것이다. 여자의 경우 지방의 분포가 좀 많아서 55~60퍼센트를 수분으로 잡는데, 몸무게가 60킬로그램이라면 33킬로그램 정도가 수분인 셈이다. 그런데 사람이 굶으면 이 수분 섭취가 일단 현저히 줄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 체중이 줄었지만, 결국 줄어든 것은 몸속 수분이다. 당연히 수분을 보충하면 체중은 다시 늘어난다.

만약 계속 굶게 되면,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 성분이 소모되고 다음 순서로 근육 자체가 파괴되어 포도당으로 바뀌어져 대사에 사용된다. 그런데 체중 감량을 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체내의 수분을 줄이거나 근육을 줄이는 것이 아니고 지방을 빼는 것이다. 이 지방의 분해는 금식을 시작하고 3~5일 지나야 시작이 된다. 즉 3일까지는 밥을 아무리 굶어도 지방이 분해가 안 되고, 체내의 수분과 근육만 손실을 보게 된다. 게다가 이 수분은 정상적인 식사를 몇 끼만 하면 즉시 재보충이 되고 근육을 잃는 것은 각종 칼로리를 태울 엔진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결국 잠시 줄었던 체중은 금방 정상화가 되고 체내의 지방 양은 줄지 않고 장기적으로 칼로리 소모를 더 못하게 되니까 체중이 오히려 늘지 않으면 다행이다.

거기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자꾸 굶다 보면 몸은 영양분 섭취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을 감소시키고 지방 축적을 해야 한다고 받아들인다. 야속하지만 이는 우리 몸이 지난 수천 년간 충분한 영양분 섭취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생존 전략이다. 결국 소량이라도 뭔가 먹을 것이 들어오면 열심히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이 살을 빼기를 원하면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먹으라고 하는 것이다.

살을 빼려면 하루 세끼 꼬박 먹고 식사를 거르지 않되 다만, 식사량을 줄이면 된다. 이렇게 하면 운동하지 않아도 체중은 준다. 이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해주면 효과가 더 좋아지게 된다.

작성자 : 고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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