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1.14 목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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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특별법, 잘 따져봐야 한다

전공의특별법 (C) 청년의사신문 DB


지난 3월 12일 국회에서 전공의 처우 및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는 이전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다. 그 일환으로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주당 최대근무시간을 88시간으로 정하고 당직을 포함하여 연속 근무시간을 48시간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권고안이 나왔다.

하지만 병원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아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전공의 특별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특별법 초안과 최근 수련환경개선 사업을 지켜본 입장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써 보고자 한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가?

이번 법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부의 전공의 교육에 대한 지원여부이다. 지금까지 정부에서 전공의 수련교육과 관련하여 지원을 한 전례는 흉부외과 등 지원 기피과에 대한 국공립병원 전공의에 대해 월급을 일부 지원한 것이 전부다. 이번 법안에서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교육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은 되어 있지만 실현이 될지는 지금까지의 정부정책을 볼 때 회의적이다.

전공의에 대한 교육에 대한 비용은 문제는 많지만 병원에서 지불했지 정부가 지원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되어온 전공의에 대한 지원은 없이 법안에서 나온 대로 주당 40시간(합의에 의해 24시간 추가 근무가능) 근무가 진행 된다면 많은 병원들이 결국 전공의 채용 및 교육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대형병원은 의대교수 이외에 임상교수, 진료교수라는 명목으로 진료에 대한 업무만 담당하는 교수를 채용하고 있고 전공의 업무를 담당하는 많은 수의 임상강사가 근무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PA의 채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hospitalist의 도입이 검토되거나 채용된 병원도 있다. 그러 인해 원래 의도와는 달리 전공의에 대한 교육의 질이 저하가 되고 임상강사가 필수과정이 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 없이 특별법이 재정되면 일부 대형병원은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고 전임의나 교수위주로 병원 운영을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전공의에 대한 국가예산 지원을 납득할 것인가?

두 번째 걱정스러운 점은 정부가 지원을 하겠다고 해도 국민들이 병원에 전공의 교육을 위한 국가예산을 사용하는 것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정부의 끊임없는 부당청구에 대한 홍보와 저수가 정책으로 병원은 이미 건강보험공단과 국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기를 치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있다. 올해도 선택진료비의 폐지와 상급병실료 문제로 인해 병원 경영 여건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일반국민들이 보기에 병원과 의사는 가진 집단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되더라도 전공의에 대한 국가예산 지원은 어렵다. 다른 직업과 달리 의과대학에 가면 대부분이 면허를 따고 취직이 되는 상황에서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것만 가지고 예산을 사용하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의과대학과 전공의 수련과정, 전임의 과정 등을 통합적인 시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향후 필요할 전문분야에 대한 수요예측을 통해 필요한 인력이 양성되도록 큰 그림을 보면서 이끌어나갈 단체가 필수적이다.

또 지원을 받게 되는 전공의는 시간만 지나면 전문의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 다양한 평가를 통한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기준에 못미칠 경우 유급 등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 현재 전문의 위주의 수련 정책에서 탈피해서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나 개업의가 될 수 있는 짧은 과정의 수련시스템의 마련도 병행해야 한다. 이런 청사진을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입법기구인 국회에서 이런 토론회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독립적인 수련환경 평가기구의 위상과 역할

전공의 특별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립적인 수련환경 평가기구의 도입이다. 현재 정부로부터 역할을 위임받은 병원협회에서 병원신임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객관성과 정확성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수련교육을 책임지고 평가할 수 있는 독립된 수련환경평가기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전공의뿐만 아니라 의과대학, 전공의, 전임의 과정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독립기구가 만들어지고 수련에 대한 비용이 국가에서 지원이 된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이미 의과대학인증평가에 대한 경험이 의료계에는 있다. 아직도 서남의대 사태가 완전히 해결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의과대학인증평가를 통해 의과대학의 교육의 질은 향상시킨 경험은 전공의 수련에 대한 기구를 논의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수련환경을 평가한다면 각 병원별로 상황과 수준에 맞게 전공의 교육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전공의를 채용하지 못하는 병원이 PA를 채용하지 않고도 의사를 고용해서 운영을 할 수 있는 지원과 정책수립이 같이 진행이 되어야 한다. 전공의를 교육하는 병원은 더 이상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생각하지 않고 피교육자로 인정하고 수련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2001년 전공의협의회를 하면서 전공의근무환경에 대한 외국실태조사와 주당 80시간 근무를 주장한 보고서를 작성한지 어느덧 14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당시 인턴제도의 폐지와 수련과정의 축소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최근 수련환경에 대한 권고안이 나오면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근무시간 조정과 여러 제도를 시행하면서 이제는 전공의가 아닌 교수로서 전공의를 바라보니 복잡한 생각이 든다.

전공의는 노동자라기보다는 피교육자라고 생각한다. 현재 논의되는 과정이 잘 진행이 되어 의료계와 정부. 국회가 한국의료의 발전을 위한 좋은 제도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최창민  ccm96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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