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이미지 - The driver and passenger front airbags, after having been deployed, in a British Peugeot 306


오랫동안 AIDS는 인간에게 도저히 정복하지 못할 산처럼 보였다. 그러나 칵테일요법의 등장에 힘입어 조금씩 정복 가능성이 보이는가 싶더니 급기야 HIV감염을 막아주는 약물까지 등장하게 됐다. 길리어드가 개발한 ‘트루바다(Truvada, tenofovir/ emtricitabine)’라는 약물이다.

트루바다는 그동안 HIV/AIDS 치료제로만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 트루바다가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HIV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예방제로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3년간 트루바다를 매일 복용한 경우 건강한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HIV감염 위험은 44% 줄어들었다. 특히 남성 동성애자들에게는 HIV감염 위험이 7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FDA자문위원회는 트루바다의 예방제 사용을 FDA에 권고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있기까지는 자문위원회의 11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의가 있었다.

예방제 승인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예방제 승인이 오히려 위험한 성관계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루바다에 대한 과신으로 인해 위험한 성관계가 증가하고, 결국 AIDS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또한 예방제로 과도하게 사용되면 HIV균주의 내성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설사 및 신부전 등의 부작용과 여성 대상 시험에서는 순응도가 낮아 효과가 미미하게 나타난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자문위는 19대3으로 남성 동성애자에게, 19대2로 상대가 HIV양성인 사람에게, 12대8로 다른 위험 그룹에게 트루바다를 예방적 조치로 승인·권고했다.

제기된 논란은 자동차 에어백이 처음 등장했을 때를 연상케 한다. 처음 자동차용 에어백이 발명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에어백이 도입될 경우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게 돼 사고가 더 증가할 거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에어백이 필수품이 된 요즈음 이러한 논란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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