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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각 경고사진 법안은 도대체 언제 통과시킬 것인가?

담뱃각 경고사진 (C) 청년의사 DB


지난 9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됐던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은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해 확정됐지만, 함께 거론됐던 ‘경고사진’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가 가격 인상 이유를 ‘국민 건강을 위해’라고 밝혀놓고, 비가격 금연 정책은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것이다. ‘증세 꼼수’란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연간 세수 증가분만 2조 8,000억원에 달해, 내년 담배 관련 세수는 총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내년 공무원연금 적자 예상액이 2조 9,000억원이라는 점을 들어 ‘담뱃값 인상으로 공무원연금 적자 메우려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왜 경고사진은 빠진 걸까. 작년 정기 국회에서 담뱃값 인상이 의결될 때 경고사진과 같은 비가격 정책 내용은 쏙 빠졌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예산부수법안이라 세제 항목만 먼저 통과시켰다’고 해명했었다. 이번에는 복지위에서 안을 올렸으나 법사위에서 본회의로 올라가지 못하고 '계류'됐다. 국회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담뱃각에 경고사진을 넣는 것이 정말 너무도 싫은 모양이다. 담배 경고사진 의무화 법안은 2002년 이후 12년간 무려 11차례나 발의됐었지만 모두 폐기되었던 전력이 있고, 이번에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비준했으나 3년 이내에 이를 의무화하지 않은 국가다. 당시 협약 내용을 보면 담뱃값 인상, 실내 및 공공장소 금연구역 지정, 담배로 인한 피해 경고 문구 및 사진 삽입, 담배 판촉 및 광고 금지 등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생각해볼 때 세계보건기구와의 협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담배회사가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외워 다니는 의원들을 보며 ‘담배회사의 로비가 있는 것 아니냐’고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심증만 있을 뿐이다. 담배회사에서 나온 직원들이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말이다. 이들의 역할은 각종 금연정책에 맞서는 반대논리를 개발해 의원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예를 들자면 ‘담뱃값을 인상하면 서민들의 고통이 커진다’, ‘담배에 경고사진을 넣는다고 흡연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보기에만 혐오스럽다’ 등의 논리다.

그러나 흡연이 건강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선 이미 확고한 근거가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담배가 폐암, 후두암, 구강암 등 각종 암의 원인일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만성호흡기질환, 임신과 출산에서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전세계에서 매년 6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수만 명이 매년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흡연자에게서 의료비 지출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11년에만 1조 7,000억원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더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금연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 경고사진을 의무화하지 않은 단적인 예다. 담뱃값 인상에 의한 금연효과는 당연히 영원하지 않다. 과거 500원을 인상했을 때 흡연율이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곧 회복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2,000원 인상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과적으로 시간을 두고 다시 이전 흡연율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가 경고사진과 같은 비가격 금연정책을 병용하라고 하는 것이다.

호주의 경우 담뱃갑 면적의 80%에 담배에 대한 경고 사진이 들어간다. 이를 통해 성인 남성흡연율을 17%대로 떨어뜨렸다. 캐나다는 경고사진을 넣기 전까지 전체 흡연율이 24%였지만 경고사진을 넣은 후 2006년 18%까지 떨어졌다. 정말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양광모  editor@healthlo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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