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위키피디아


'땀복’은 방수복처럼 생겼고 실제로 땀과 습기, 체온이 빠져나갈 틈이 없는 복장이다. 피트니스센터에 가보면 살 빼겠다고 더운 여름에도 땀복을 입고 런닝 머신을 달리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왜 땀복을 입고 운동을 하는가 물어보니 ‘운동하면서 땀을 쭉 빼야 배에 낀 기름기가 빠지죠!’라고 답하더라. 심지어 일부 헬스장에서는 땀을 흘리며 운동하라고 에어컨도 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건 소문일 뿐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니 믿거나 말거나다. 땀을 많이 흘려야 운동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상당히 보편적으로 퍼져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야겠다.

땀복을 입고 운동하는 것이 살을 빼거나 운동 효과를 더 증가시켜주는 게 정말 맞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땀복을 입고 운동하는 것은 한여름에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준다. 즉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과 비슷하다.

고온 다습한 곳에서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중추신경계(뇌, 척수)의 기능이 저하되고 운동 수행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부상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액이 피부로 몰리게 된다. 운동을 할 때는 혈액이 근육으로 공급되어 필요한 에너지를 발산하게 해야 하며 노폐물도 신속하게 처리하게 해야 하는데, 땀복을 입고 운동하면 이 모든 운동의 순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결국 운동 효율이 떨어진다.

게다가 기름진 육수(?)를 빼는 듯한 느낌만 줄 뿐 실제로는 오히려 지방 사용이 감소한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운동할 경우, 탄수화물 사용이 증가하고 지방 사용은 줄고, 수분을 배출해 체중을 줄여준다. 우리가 런닝 머신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하는 주된 목적은 몸속의 지방을 태워 없애기 위함인데 지방 사용이 줄어든다니 손해 보는 장사다. 그뿐 아니라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의 운동은 근육 내 젖산이 많이 생성되고 잘 제거되지 않아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운동을 오래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추운 겨울날 땀복을 입는 것은 추운 야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육과 인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워밍업을 하면서 입는 것인데, 왠지 제대로 운동하려면 땀복을 입고 땀을 흘리면서 운동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이 전파된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체중 조절을 위해 땀을 일시적으로 많이 흘리게 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체급이 나눠진 경기를 하는 운동선수들은 급하게 체내 수분 양을 줄여서라도 시합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땀복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그렇게 일시적으로 땀을 빼서 체중 조절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유지될 수도 없거니와 운동만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땀복을 벗고 환기가 잘 되는 트레이닝 복장으로 갈아입고 운동하는 것이 어떨까.

작성자 :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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