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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배낭 무선 서버 이용해 교육을 혁신하다

TeachAClass.org 접속 화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27세의 젊은 청년 닐 드소자(Neil Dsouza)는 열악한 인터넷 환경 때문에 칸 아카데미와 같은 좋은 인터넷 콘텐츠를 접하지 못하는 저개발국가의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TeachAClass.org’라는 비영리단체를 공동 설립했다. 그는 원래 잘 나가는 네트워크 전문기업인 시스코(Cisco)에서 일을 했는데, AT&T와 버라이즌에 납품한 4G 라우터 개발 등에 참여한 유능한 엔지니어였다.

그는 MIT 미디어랩의 니콜라스 니그로폰테 교수가 저개발국가의 아이들을 위해 주도한 OLPC(One Laptop Per Child) 프로젝트를 보면서 세계의 교육 불균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주어진 저렴한 노트북이 사실상 제대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 몽골에도 7,000대가 넘는 OLPC가 보급됐지만, 거의 쓰이지 않고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결국 인터넷을 쓸 수 없다면 이 프로젝트가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 자신이 알고있는 기술을 이용해서 무선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단체를 설립한 것이다.

드소자가 처음으로 혁신을 시작한 국가는 몽골이었다. UN에서 인터넷 접속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지만, 실제로 전 세계에서 인터넷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인구는 아직도 30% 정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하드웨어나 시스템이 아니라 선진국과는 다른 지리학적인 문제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역사회에 맞는 인터넷 접속 인프라다. 그러나 이에 관심을 갖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가 몽골에서 일으킨 혁신은 그런 측면에서 놀랍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속담처럼 해결할 방법이 없어보이던 문제를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일단 좋은 콘텐츠인 칸 아카데미나 MIT 오픈코스웨어처럼 인터넷에서 스트리밍으로 제공되는 좋은 멀티미디어 교육콘텐츠들을 오프라인으로 모두 저장을 하고, 이를 서버컴퓨터에 옮겼다. 이렇게 콘텐츠를 가진 서버 컴퓨터에 무선으로 저렴한 노트북인 OLPC를 이용해서 접속할 수만 있다면 학생들은 좋은 콘텐츠를 무료로 활용할 수가 있게 된다. 서버는 대당 350달러 정도를 들여서 구매했는데, 최근에는 매우 작은 서버들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배낭에 넣을 수 있는 것으로 골랐다. 이제는 배낭서버를 갖고 간단히 이동을 해서 파워만 꽂으면 바로 즉석에서 노트북을 가진 아이들이 많은 교육 콘텐츠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드소자는 ‘교육 핫스팟(Education Hotspot)’이라고 부른다.

TeachAClass.org에서는 웹의 훌륭한 공짜 콘텐츠들을 긁어모아서 이를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한 뒤에 배낭서버에 복사를 한다. 그리고 저개발국 로컬 코디네이터들에게 배송하고, 이후의 콘텐츠들은 주기적으로 CD나 USB 스틱으로 우편 배송한다. 현재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세 군데 핫스팟이 설치됐고, 두 개는 우부르칸가이 지역에 설치됐으며, 하나는 인도네시아 타켄곤 지역에 핫스팟이 만들어졌다.

현재 이들 핫스팟에 접속해 교육받고 있는 아이들은 300명 정도에 이르는데, 핫스팟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에 올해에는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이집트 등에도 핫스팟이 만들어질 거라고 한다.

현재는 이런 활동을 비영리로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빌어서 하고 있지만, 투자 등이 이뤄지거나 기부와 약간의 비즈니스 모델을 얹어서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들어낸다면 아마도 전 세계의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젊은이들의 과감한 혁신이 세계를 예전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듯하다.

정지훈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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