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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잘못 뽑으면 죽는다

출처- 위키피디아


사랑니가 아파서 치과에 오는 사람들과 가끔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이 있다. 사랑니를 바로 빼달라는 요구 때문인데, 왜 사랑니 발치를 바로 안 하는 것일까? 치과 의사가 귀찮아서 그러는 것인가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이유는 아니다.

다른 치아들과는 달리 사랑니 주변에는 혈관, 신경 등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치과에 온 당일 즉흥적으로 이를 뽑는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니 발치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은 상당히 많다.

가장 중요한 합병증이 감염이다. 통증이 심해 온 사람들의 경우 염증이 심한 상태인데, 항생제를 투약한 뒤 항생제 농도가 충분히 오른 뒤에 발치하지 않으면 사랑니 주변의 염증과 세균이 혈류와 근막 사이 공간을 통해서 다른 중요한 장기까지 옮아갈 수 있다. 드문 일이지만 심장으로 이르는 종격으로 염증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망에 이르는 일도 발생한다.

게다가 염증이 있는 상태에는 출혈이 심하다. 사랑니 발치는 굉장히 어려운 수술로 응고가 잘 안 되는 질환을 가졌다면 지혈의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처음 오는 사람들은 혈액 검사와 과거 병력에 대한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또 드물긴 하지만 사랑니 발치 중 주변의 동맥이 끊어져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한다. 사랑니 발치에 출혈은 굉장히 위험한 합병증 중 하나다.

가끔은 발치 중 인접한 치아가 뽑히는 일도 있다는 것도 꼭 알아둬야 할 합병증이다. 지렛대 원리로 사랑니를 발치하게 되는데, 예기치 못하게 사랑니 바로 앞의 치아가 탈구되어 발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치아 재식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위턱의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 상악동(maxillary sinus)이라는 빈 공간과 사랑니의 뿌리가 근접해 발치 후 개통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자연 폐쇄되지만 이따금 수술로써 폐쇄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아래턱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에는 상악동과 교통이 일어날 일은 없지만 하치조신경관(inferior alveolar nerve canal)과 사랑니 뿌리 사이의 거리에 주의를 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서 이 신경관에 뿌리가 매우 근접된 사랑니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신경 손상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발치한 부위의 아랫입술 절반 정도, 500원짜리 동전 크기 정도의 영역에서 감각 이상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근처를 주행하는 혀 신경이 손상되어 발치한 해당 부위의 맛을 못 느끼는 경우도 발생하니 가볍지 않은 합병증이다.

사랑니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합병증은 어느 정도는 예견 가능하면서도 아무리 치과 의사가 주의를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러니 사랑니를 뽑으려는 환자도, 이를 시술하는 치과 의사도 사랑니 발치를 너무 쉽고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실 이 문제로 미군 소속 구강외과 군의관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정을 잘 아는 친구였는데, 치과에 처음 온 날 즉흥적으로 사랑니 발치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사랑니 발치에 대한 보험수가가 낮은 것에 아주 놀랐다고 했다. 사랑니는 여느 치아의 발치와는 다른 수술이라고 생각하고 정확한 진단과 준비를 한 뒤에 발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작성자 : 류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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