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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혈이 신생아 빈혈을 높인다

출처- 위키피디아



요즘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아이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네다섯씩 아기를 낳던 옛날과는 정말 비교할 수 없다. 덕분에 대한민국 아이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귀한 대접을 받고 자라는 것 같다. 물론, 부모의 그런 기대를 따라가느라 아이도 커가면서 고생을 배로 하지만 말이다.

제대혈 보관은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십여 년 전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소중한 아이가 예상치 못하게 백혈병에라도 걸리면, 제대혈을 통해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여기까지만 얘기를 들으면, 아무리 비싸도 꼭 해줘야 할 것 같다. 왜 안 그렇겠는가. 귀한 자식인데 말이다.

그런데 제대혈은 정말 미래지향적인 꿈의 치료 방법일까? 제대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믿음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첫 번째로 악성 종양에 걸렸을 때 자가 제대혈을 이용한 조혈모세포 이식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근거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런 이유로 골수이식이 필요한 여러 질환의 치료 가이드에서는 제대혈 이식이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조금 복잡하지만 조혈모세포의 이식으로 인한 효과 중 중요한 것이 이식숙주편대반응(graft versus host effect)인데 제대혈은 이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골수이식이 필요한 여러 질환에서 대부분 자가이식보다는 동종간 이식이 더 효과적이다.

두 번째로 제대혈 보관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이유는 제대혈로 치료할 수 있는 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이 문제다. 한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골수이식이 필요한 병에 걸리고 동종간 이식이 불가한 상황이 닥쳐서 제대혈 이식이 필요한 경우의 확률이 매우 낮다. 실제적으로 이런 통계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추정치지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높게 볼 때 1000분의 1에서 낮게는 20만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혈 이식이 필요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제대혈을 이용한 이식을 할 수 있는 건 소아였을 때만 가능하다. 제대혈 안에 들어 있는 조혈모세포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데, 아이가 조금만 커도 결국 조혈모세포 수의 부족으로 타인의 골수를 이식을 해야 한다. 이렇게 따지면, 제대혈의 효용성은 더 낮아진다.

제대혈을 보관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드문 상황 중 하나는 신생아 빈혈 가능성이다. 제대혈이란 출생할 때 탯줄 안에 존재하는 피를 말하는 것인데, 제대혈을 따로 보관하지 않으면 결국 신생아의 몸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다. 당연히 제대혈 보관은 신생아 빈혈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소아학회에서는 제대혈 보관을 선별적인 신생아들에게만 권하고 있다.

정리하면, 제대혈 치료의 가능성이 향후 크게 기대가 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진 실험적인 단계다. 또 자녀에게 직접 사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혹 타인을 위해 기증하는 것은 제대혈이 사용될 가능성을 더 높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아기를 위해 쓰일 수 있다면 그것도 아주 가치 있는 일이다. 확실한 것은 자녀의 생물학적 보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여러모로 제한 사항이 많다. 다만, 형제 중에 백혈병이나 심한 빈혈로 치료받고 있는 환아(患兒)가 있는 경우에는 동생의 제대혈 보관은 고려해볼 만하다.

만약 출산을 앞두고 있고 제대혈 보관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한계점들에 대해 숙지하고 결정하길 바란다.


[참고문헌]

  • Gluckman E, Rocha V, Boyer-Chammard A, Outcome of cord-blood transplantation from related and unrelated donors. N Engl J Med. 1997; 337:373~381.

  • Johnson FL Placental blood transplantation and autologous banking: caveat emptor. J Pediatr Hematol Oncol. 1997; 19:183~186.

  • Kurtzberg J, Laughlin M, Graham ML, Placental blood as a source of hematopoietic stem cells for transplantation into unrelated recipients. N Engl J Med. 1996; 335:157~166.



작성자 : 김종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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