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위키피디아

유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맞춤형 암치료의 시대가 열릴까? 최근 개인화된 의료(personalized medicine)가 미래의학의 가장 중요한 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임상적·상업적으로 접목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암치료 분야다.

암치료에 대한 개인맞춤형 의료를 지향하는 회사로 현재 선두를 달리는 기업은 Foundation Medicine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암과 연관된 200여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암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종양전문의가 환자의 종양조직을 바코드가 인쇄된 패키지에 담아서 실험실에 보내면 여기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해서 각각의 암에 대한 유전자 스코어를 매기고, 리포트를 작성해서 종양전문의에게 보내면 이 내용을 참고해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현재 이 테스트의 가격은 5,000달러로 책정돼 있는데, 앞으로 비슷한 서비스가 많아진다면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개인화된 의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DNA 해독 비용이 급격히 떨어지고 ▲DNA 정보가 실제로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가치가 있어야 하며 ▲이런 정보를 이용한 적절한 치료법이나 약제를 제약회사에서 만들어내는 것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개인화된 의료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의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최소한 비용부분은 최근 급격한 기술의 발전으로 수년 내에 접근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나머지 조건도 멀지 않은 시기에 충족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개인맞춤형 의료의 시대는 그렇게 멀다고는 할 수 없을 듯하다.

2011년 미국 FDA에서 승인된 항암제는 10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두 가지는 DNA 테스트가 필요하다.

피부암 치료를 위해 로슈 Zelboraf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에게 BRAFV 600E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필요하게 만든 약제로 1998년 FDA에서 HER2 유전자 과잉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사용승인을 받은 Herceptin이 있다. 이 유전자는 그 이후에도 위암, 난소암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0년에는 위암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기도 하였다.

중요한 것은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900여개의 항암제 3분의 1 정도가 DNA(혹은 다른 분자생물학적인) 테스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각종 암이 여러 유전자의 변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또한 약제도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종양의 유전자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는 시장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또한 현재 시판된 항암제 중에서도 암종 유전자 유형에 따라 약효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더욱 자세하게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유전자 테스트 비용이 대폭 줄어야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항암제 치료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매년 약 800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약제들 중에서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항암제 투여가 효과가 있는 것은 25%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암과 연관된 유전자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전 세계 약제들의 관계와 부작용 등을 기반으로 리포트를 제출하고, 의사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서비스들은 이런 측면에서 임상적·사회경제적인 유효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의 대량생산과 표준화된 지침을 중심으로 하는 보험체계나 진료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화된 의료의 이익은 명확하지만,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바뀌는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모든 것이 일원화된 의료체계에서는 적극적으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최선의 치료라는 윤리적인 목표와 사회경제적 비용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의한 갈등을 극복하는 데 매우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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