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세잔 - 카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1895년 - 출처 위키피디아

많은 사람들이 연초에 담배와 술을 끊겠다는 다짐을 한다. 하지만 중독성이 강해서 끊기 어렵다고도 하고 실패하는 경우 의지력을 탓하기도 한다.

비단 담배와 술뿐만 아니라 약물, 게임이나 음식에 대한 과한 탐닉 등 중독 관련 문제들은 생각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 등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중독과 과한 탐닉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개인 의지력만의 문제일까?

중독의 원인이 무엇인가는 생물학적 요인, 환경, 개인의 성격과 인지능력 등이 연관된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하지만 최근 환경적 요인, 특히 ‘소외감’의 영향이 클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나와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Morikawa et al., 2013).

연구자들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무리에서 잘 자라도록, 한 그룹은 얼마간 소외돼 자라도록 했다. 그 결과 소외된 쥐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암페타민(amphetamine)에 쉽게 중독(단 한번의 노출로도 바로 중독)되며 중독에서 벗어나기도 훨씬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외된 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연구자들은 이들의 도파민(쾌감, 보상, 학습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뉴런이 뇌의 여러 활동들에 훨씬 빨리 반응한다는 점을 발견, 소외된 쥐의 뇌는 조금이라도 쾌감을 줄 것 같은 단서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즉 척박한 환경에 놓인 쥐는 환경이 부족한 만큼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줄 것 같은 무엇을 항상 갈구하는 상태가 되며 이에 훨씬 강하게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척박한 환경이 탐닉을 불러온다는 점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과한 탐닉이나 중독이 흔히 얘기 하듯 개인의 의지력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독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개인이 행복할 수 없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인간이 어떤 조건에서 행복할 수 있는지(대표적인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알아야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아서 부정적인 즐거움에 빠지게 되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 준다.

주변에 술, 담배뿐 아니라 음식이나 게임 등에 과하게 빠져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이 혹시 불행한 건 아닌지, 외로운 건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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