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Web 2.0과 의료가 합쳐진 개념인 Health 2.0에 대한 멋진 포스팅을 해주시는 닥블 회원 선생님이 있으시죠. 하이컨셉 & 하이터치의 정지훈(닉네임 하이컨셉) 선생님이십니다.





하이컨셉 & 하이터치 블로그는 2008년 8월부터 운영되었습니다. 주로 글로벌 관련 정보 (여행, 경제)와 Web 2.0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있으시죠. 그 내용을 보면 정말 높은 식견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정지훈 선생님을 알기 전에는 대한민국에 Health 2.0에 대해 이야기하는 의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설프게 주어들은 작은 지식으로 몇 차례 제가 포스팅한 하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어설픈 지식이죠. 어떻게 정지훈 선생님은 Web 2.0이나 최근 의료 정보 및 Health care 산업 동향을 꿰뚫고 있는 걸까요?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궁금증을 해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닥블에 가입하실 때 알게 된 약력을 보면,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진료실을 떠나셨네요. 서울대학교에서 보건정책관리학 석사, 미국 USC에서 의공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 사이에 마케팅, 비즈니스, 규제과학도 공부하셨다고 하시네요. 현재에는 우리들 병원 해외사업 총괄과 생명과학연구 소장을 겸직하시고 있습니다.





양 : 반갑습니다. 선생님 경력이 너무 화려하신데요? 현재는 진료를 하고 있지는 않으신 것이죠?




정 : 그렇죠. 지금은 우리들 병원 해외사업 부분과 생명과학연구소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양 : 선생님 블로그를 보면 처음에는 여행과 경제 관련된 내용만 올라와서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 종사자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정 : 초반에 그랬죠. 전공이나 관심분야 보다는 여행과 경제 쪽 포스팅만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관심이 있고 개인적 역량이라고 하면 바로 "convergence"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 인턴까지 했지만 그 이후에는 보건의료정책관리학을 공부했고, 의공학, 마케팅, 규제과학에 대해 공부했으니 의료와 관련된 많은 분야들을 통합 관리하는데 주력했다고 할까요.









양 : 이전에 말씀하시기로는 프로그래머로도 활동했다고 하셨습니다.





정 : 네, 맞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책도 2권 정도 집필 했습니다. 꽤 유명한 잡지사에 고정칼럼도 있었던 나름대로 성공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양 : 어떤 책이었나요? 궁금하네요.





정 : 제가 유학을 가기 전에 쓴 프로그래밍 책을 소개하면, 지금은 일반화된 웹 서비스에 대한 책인데, 당시에 OMG 활동을 하면서 상당부분 Web 2.0의 초석이 되는 여러 기반 기술에 대한 표준화 작업에 참여했었고, 자바를 기반으로 한 초기의 웹 서비스(SOAP 기반)에 대해서 설명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사용자 참여와 집단지성으로 대표되는 Web 2.0 세상이 시작될 줄은 몰랐죠. 그 책이 2000년 6월에 출판되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Web 2.0의 기반이 되는 웹 서비스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국내 최초의 책입니다. 너무 이르게 나와서 그런지 많이 팔리진 않았고 지금은 절판되었죠. 하하.









양 : 미국에서 Web 2.0 관련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직접 보셨을 것 같은데 국내와 비교해주신다면 어떻습니까?





정 : 구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죠.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과 같은 신생기업이 커져가는 일도 있었고 지금도 새로운 Web 2.0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아직도 포탈 중심의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포탈의 영향력에 비해 미비하지만, Web 2.0의 정신을 이어받은 기업들이 늘어나고 사용자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늦었지만 지금 Web 2.0의 거대한 물결이 한국에도 와있다고 느낍니다.





양 : 사실 해외에서는 이런 Web 2.0 기술이 보건의료분야와 결합돼서 Health 2.0이라는 소비자 중심의 변화가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국내에는 관련 서비스도 없고,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정 : 미국과 국내의 의료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할 겁니다. 국내 의료소비자들은 이미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있고, 또 저렴한 가격에 접근성이 좋은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양 : 제가 생각해도 그런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의료비가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중에 있어서는 굳이 소비하지 않아도 될 것을 소비하는 것도 있는데요, 여기에는 잘못된 광고성 정보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병원에서 지출하는 비용 중 일부도 불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외에도 건강보조식품이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죠. 미국의 경우 의료소비자가 주도해서 그러한 사실 관계, 정보의 신뢰성에 기반한 서비스를 요구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요구자체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정 : 제대로 된 서비스가 없죠. 국가가 만든 자료라고 해서 사람들이 더 신뢰하지도 않고, 스스로 전문가라고 카페나 지식인 서비스를 통해 장사를 하는 것에도 쉽게 속아 넘어가죠.





양 :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국내야 말로 Health 2.0이라는 Web 2.0 기반의 보건 의료 웹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 제 주관심 분야가 미래의 의료환경의 변화와 이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실제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런 일이고요. 다양한 산업 영역 중에서 미디어와 건강의료산업이 가장 Web 2.0으로 대별되는 기술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죠. 이미 양깡님이 하고 있는 의학 블로그나, 이런 의학 블로그를 묶은 닥블과 같은 서비스가 Web 2.0 기반의 보건의료 웹서비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향력을 측정할 수 없지만, 의료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니까요.





양 : 본격적인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할까요?





정 : 일단 국내에서는 의료법에 치명적인 독소조항이 있기 대문에 기술개발이 많이 되어있지만, 실제 상용화가 어려운 면이 있어 보입니다.





양 :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보건 의료분야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고 그 시작으로 PHR 서비스를 미국 내에서 실시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세계 공통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관심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서비스의 근간이 정보의 투명성과 소비의 합리성인데 의사나 환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정 : 그렇죠. Health 2.0은 단순히 Web 2.0에 건강의료 분야에 접목되는 것으로 끝이 아니기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술적인 설명으로는 소셜 네트워킹의 혁명이 건강 의료분야에 적용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치료와 진료의 영역에도 환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고 이런 변화는 지금 의료 구조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마이클 포터(Micheal Porter)와 버지니아 대학의 미쉘 테이스버그(Michealle Teisberg)는 이런 변화를 "가치기반의 경쟁(Value based competition)에 의해 나타나는 건강의료의 재편'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양 : 공감합니다. Web 2.0이 의료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만, 돌아오는 이야기는 '그렇게 되면 먹고 살기 힘들겠다'는 의사들의 이야기와, 소비자의 선택권에 있어 근거중심의 의학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과학 만능적 사고'라는 전통의학 또는 민간의료, 건강 보조식품 관련자들의 비난뿐이라서 안타깝습니다. 지금 당장 변화가 시작되지는 않겠지만 향후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 : Health 2.0의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의료 환경이 개편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Health 2.0을 통한 건강의료사회의 재편에 대해 Dr. Scott이 발표한 자료만 봐도 잘 알 수 있죠. 헬스로그에도 이미 포스팅 되어 있어서 놀랐었습니다. 그렇지만 대중적으로 알기 쉽게 말한 것은 매튜 홀트(Matthew Holt)입니다. 쉽게 말해 Web 2.0으로 보다 쉽고, 싸게 의료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정리해버리니 대중적으로 이해가 더 쉽죠. 물론 매튜는 거창한 혁신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지나치게 영향력을 제한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양 : 이런 정보의 변화 속에 소비자의 안전성을 담보하려면 의사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발적인 참여뿐 아니라, 해외처럼 헬스케어 산업에도 많이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직 그런 움직임이 미약하다는 점이 아쉽죠. 아직 그런 웹 서비스들이 산업으로 성장하지는 않은 단계고 기존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의사를 고용할 만큼 자금력이 없다 보니, 국내에서 의사를 고용하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죠.





정 : 국내에서 Web 2.0을 접목한 보건 의료 서비스를 한다면 우선 patient like me와 같은 특정 질병의 커뮤니티가 어떨까 싶어요. 이해하기 쉽고 거부감이 적은 서비스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 : 실제로 Web 2.0 정신을 가지고 시작한 의료 포털 Kormedi.com 에 의원 병원 정보 시스템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지만,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참여자가 많지 않다는 문제도 있어 보이더라고요. 해외에 그런 서비스가 없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거부감이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면 자칫 Web 2.0이나 Health 2.0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만 생길까 걱정도 되고요.





정 : 국내 환경에 맞게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그런 웹 서비스를 하려고 하고 있고요. 그 때 되면 양깡님을 초빙할 지도 몰라요. 하하.





양 : 저 예정된 실직자인데 취직시켜주시는 건가요? 하하. 지금까지는 국내 의료환경과 Web 2.0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 Health 2.0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요즘 유비쿼터스 의료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 : 그렇죠. 이 유비쿼터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많은 지원도 있고 연구도 하고 있죠. 그러나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사업이나 연구가 대부분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EHR 사업 역시 그렇습니다. 대형 대학병원과 연계해서 하고 있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의료 소비자나 의료제공자인 의사들이 이런 사업에 대해 공감하고 필요성과 효용성을 알 수 있도록 1차 진료 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 되야 한다고 봅니다.





양 : 그렇겠죠. 흩어져 있는 1차 의료기관의 네트워크화, 협력체계 구축 환자 관리 시스템이야말로 우리 의료 시스템의 취약 부분인 1차 진료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길인데 말이죠. 의외로 돈은 위에다가 쏟아 붇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 : 구글 헬스에서 PHR에 대한 API를 공개했고 이를 통한 서드파티 웹 서비스들이 늘어나는 시점인데, 국내에서는 EHR 표준화 작업도 미비하고,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서 국내 보건의료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인지 좀 헷갈립니다.





양 : 국내 포털들도 해외의 변화에 대해 경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별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국내 소규모 의료 포털은 나중에 그런 해외 의료 포털들이 들어오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정 :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 서서히 나아지겠죠.





여기에 다 옮기 지 못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의료의 패러다임의 변화, 의료 관광, 해외 의료시장 등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죠.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의료 시장의 변화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가진 분을 만나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이나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고, 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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