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을 전달한다는 것은 편치 않은 일이죠, 특히 불치병으로 판명된 환자에게 본인의 예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줄 것인지는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만약 본인이나 가족이 불치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청년의사에서는 의사 패널 189명을 대상(개원의 19%, 봉직의 12%, 대학교수·전임의 19%, 전공의 16%, 공보의·군의관 30%, 기타 3%)으로 다음과 같은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본인과 배우자, 부모님이 불치병에 걸렸을 때 그 사실을 알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Q1. 선생님께서 불치병으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가족들이 그 사실을 솔직히 알려주기를 원하십니까?



1) 예 : 96.8%(180명)

2) 아니오 : 2.2%(4명)

3) 잘 모르겠다 : 1.1%(2명)





Q2. 만약 부모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사실을 솔직히 알려주실 생각이십니까?



1) 예 : 66.1%(123명)

2) 아니오 : 19.4%(36명)

3) 잘 모르겠다 : 14.5%(27명)





Q3. 만약 배우자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사실을 솔직히 알려주실 생각입니까?



1) 예 : 81.7%(152명)

2) 아니오 : 7.0%(13명)

3) 잘 모르겠다 : 11.3%(21명)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이 많겠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특히 그것이 ‘불치병’ 등 죽음과 직결된 문제라면 더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은 비단 의사로서 환자를 위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과 별개로,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환자가 불치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이를 본인에게 알려야 하는지 등을 놓고 보호자에 따라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혹자는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우선 보호자가 이를 인지한 후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문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나 ‘존엄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환자가 자신의 불치병 진단 등 몸 상태를 제대로 알아야 향후 진료와 관련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경우 의료 윤리에 따라 환자가 자신의 병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함이 원칙입니다만, 아직 우리의 정서상, 부모님이 놀라실까 진단명, 특히 암과 같은 경우는 숨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번주 의심만만에서는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들은 어떤 선택을 내리고 싶은지에 대한 의사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의심만만 설문 결과, 신뢰도 95%에서 오차범위는±3.60%





우선 전체적인 설문결과를 살펴보면 의사들은 ‘자기 자신의 불치병 진단’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응답자(96.8%)가 ‘솔직히 알려주길 원한다’고 답했으며, ‘배우자’의 경우에는 81.7%, ‘부모’의 경우에는 66.1%가 ‘솔직히 알려주겠다’고 답했습니다.





즉 의사들은 자신이 불치병에 걸렸을 때는 이 사실을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가족인 배우자와 부모에게 사실을 말해야 할 경우에는 망설이고 있으며, 특히 그 대상이 ‘부모’일 경우에는 더욱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죠.





연령별로 살펴보면 ‘만약 부모가 ‘불치병 진단’을 받은 상황이라면 그 사실을 솔직히 알려주실 생각이십니까’라는 질문에 ▲20~30대는 69.1% ▲40대는 68% ▲50대 이상은 42.1%가 ‘솔직히 알려주겠다’고 답해, 50대 이상의 경우 평균(66.1%)보다 응답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알려주지 않겠다’라고 답한 비율에서도 ▲20~30대의 경우 15.8% ▲40대 17% ▲50대 이상 47.3%로 그 편차가 컸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배우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는데 20~30대와 40대의 경우 각각 84.1%와 82.9%가 ‘솔직하게 알려주겠다’고 응답한 반면, 50대 이상은 63.1%만이 알려주겠다고 응답해 평균(81.7%)보다 18%p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능별로 살펴보면, ‘부모의 불치병 진단’의 경우 대학교수(전임의 포함)와 공보의(군의관 포함)의 경우 각각 71.4%와 70.1%의 응답자가 ‘솔직히 알려주겠다’고 답해 평균(66.1%)보다 높았지만, 개원의(60%), 봉직의(60.8%), 전공의(인턴 포함)(63.3%) 등은 평균보다 응답률이 낮았습니다.





‘배우자의 불치병 진단’의 경우 대학교수(전임의 포함)의 응답이 눈에 띄는데 91.4%가 ‘솔직히 알려주겠다’고 답해 평균(81.7%)보다 10%p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원의와 공보의(군의관 포함)의 경우 각각 74.2%와 77.1%만 응답해 평균보다 낮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성별로도 차이를 보였는데 ‘부모의 불치병 진단’의 경우 ‘솔직히 알려주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녀가 각각 66.1%, 61.1%로 비슷했지만, ‘알리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이 20.8%인 반면 여성의 경우 5.5%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33.3%로 남성(12.5%)보다 20%p 정도 높아 사실을 알리는 데 더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사들도 세대별, 직능별, 성별에 따라 이런 문제에 있어 판단하는 경향이 조금 다르다는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최근 젊은 의사들은 진단명을 사실대로 알려야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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