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이라고 해도 어린 시절부터 정의로움에 공감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대와 독일 라이프지히의 맥스 프랑크연구재단은 최근 ‘Current Biology’ 저널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연 몇 세부터 정의로움을 느끼고 공감하는지 살펴봤다. 연구팀은 3~5세 아이들에게 인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물건을 뺏는 상황을 보여줬다. 이후 아이들에게 ‘가해자’ 인형이 훔친 물건을 빼앗거나 아니면 ‘피해자’ 인형에게 물건을 돌려주는 두 가지의 선택지를 보여줬다.

실험 결과, 아이들 대부분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피해자 인형의 편을 들었고, 특히 3세 아이들 다수는 가해자 인형으로부터 물건을 뺏는 것보다 피해자 인형에 물건을 되돌려주는 선택을 했다.

맨체스터대 키스 젠슨 박사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가해자의 물건을 빼앗는 처벌을 보여주는 것이 3세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박사는 “물건을 돌려주는 게 처벌보다 쉬워 보인다. 3세 아이들은 절도가 일어나고 그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아 실험을 중단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젠슨 박사는 이번 실험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에 ‘공감’하는 것을 시작으로, 협동과 처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젠슨 박사는 “아이들이 상과 벌을 주는데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극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면, 상황을 제시하고 공감을 바탕으로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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