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에는 정경유착이 있듯, 의료계에서는 의사와 제약회사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손을 잡기도 한다는 것은 의학 드라마에서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고 뉴스에서도 잊혀질만 하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유착을위해 막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하고 있고 의료계나 의료산업에서도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료 행위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행위이기 때문에 산업의 경제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의사가 전문가로써 양심과 학문적 근거에 입각한 치료를 못하게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전에 헬스로그에서 스페인의 사례 (스페인 의사들 “노땡큐” 운동 시작)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오늘은 또 다른 사례를 소개할까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병원인 Cleveland Clinic(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사례입니다.




Cleveland Clinic에서는 제약산업과 관련된 경제적 지원 내역을 웹페이지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의사들과 의료 산업 예를 들면 약물이나 의료기기에 관련된 경제적 관계를 의료 소비자인 환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 의사를 선택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받는 치료에 있어 의사가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간섭이 있을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여러 연구들이 산업의 후원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환자들이 이런 정보 공개로 옳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실효성은 확실치 않습니다.




재정 투명성은 신뢰 회복과 동시에 합리적 소비에 도움이 된다




현실적으로 의료 산업과 의료발전의 관계를 생각해볼 때 산업과 의사와의 관계 (경제적 또는 경제적이 아닌 것 포함)는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관계가 잘못된 유착으로 변형되는지, 아니면 학문적 발전이나 연구, 교육등 공익적으로 사용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웹싸이트에 의사들의 경제적인 협력 관계를 공개해서 환자들이 이를 보고 어떠한 의사에게 치료를 받을지 결정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Cleveland Clinic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투명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가진 의사를 보고도 환자들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 지의 여부가 불분명한 점이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Cleveland Clinic에는 2,000명의 의사들이 고용되어있습니다. 그중 20%가 제약회사나 의료 기기 회사와 경제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교육이나 강연, 자문, 연구비 등이고 규모가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Clinic에 고용된 의사는 일년에 한번씩 자발적으로 자신이 어떠한 관계들을 맺고 있는지 보고해야하고 이를 숨길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경제적 관계에 있어서 변화가 있을 때에도 보고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보고를 해야 하는 관계에는 년간 $5,000 이상의 비용으로 상담을 하는 경우, 특허나 보증을 서는 경우등에 해당한다고 규정하되 그 이하의 금액의 경우에도  내부적으로는 추적하기로 했습니다.




제약사의 변화도 주목할만 합니다. Eli Lilly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자사가 병원 및 의사에게 지급하는 모든 비용에 관한 내용도 공개한다고 합니다. (관련 자료: Lilly to Reveal Payments to Physicians) 다른 제약사들도 이런 변화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leveland Clinic에서는 이번 결정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만약 보고를 거부하거나, 허위로 하여 적발된다면 해고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하며 이미 2006년에 한 의사는 보고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했었다고 하네요.





소비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Cleveland Clinic의 노력은 의료 시스템 진보의 한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 자료의 공개에 대해 의료 소비자인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설문을 작성한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좋은 의견이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응급실에 갈 경우에는 이러한 자료는 환자들이 어떤 의사를 만나게 될지 결정하는데 별 소용이 없겠죠. 또 일부에서는 그런 내용을 봐도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정보 공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심혈관 관련 의학 연구를 많이한 의사를 의료 기기나 제약회사의 연구비 지원, 연구 결과등을 참고해서 의사와 병원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미 미국의 경우 의사와 병원의 의학 연구나 시술, 수술의 실적을 공개하는 서비스가 있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경제적 협력관계를 공개하는 것은, 경제적 유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경제적 투명성을 바탕으로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부수적으로 공개되는 연구 정보는 환자들에게 어떠한 병원이 자신에 알맞는 병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의료산업이 진료실에 미치는 영향력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투명성이 더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이러한 제도를 선보이는 Cleveland Clinic의 사례를 눈여겨 보아 우리나라 시스템에 맞게 변형하여 들여오면 어떨까요?




Source: Cleveland Clinic Tries Transparency to Blunt Suspicions on Doctor-Industry 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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