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염병 발생률이 1960년대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따르면 국내 감염병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90년대 말부터 다시 증가해 이제는 60대 수준만큼 높아졌다.

한동안 우리에게 감염병은 중세 유럽에서 발생했던 ‘흑사병’이나 옛날 비디오에서 들었던 ‘호환마마’의 마마(천연두)처럼 역사 속에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사스, 신종플루 등을 시작으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고 작년 여름 메르스 사태 때는 그것이 절정에 달했다.

감염병 발생률이 60년대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하니 이제는 더 이상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감염병 종류는 과거와 차이가 있다. 60년대까지 유행했던 콜레라와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감염병은 줄었지만 쯔쯔가무시, 뎅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처럼 외래 감염병의 발생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통계청 보고서를 통해 교통수단의 발달, 국제교류 증가, 그리고 기후변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감염병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는 2010년 이후 매년 300~400명 수준이었으나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400명, 491명이 발생해 해외감염이 증가추세로 나타난 것이다. 해외감염 중 84%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한국관광객이 주로 많이 찾는 아시아 국가들이다.

조병희 교수는 또 “감염병에 의한 사망률이 과거보다 높지 않지만, 일단 사망자가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공포감이 형성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작년 메르스 사태 들어간 사회적 비용은 6조3,627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 겨울에는 법정 감염병 중 하나인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년보다 확산속도가 빠른데다가 학생들의 감염률이 역대 최고치여서 교육당국은 조기방학까지 고려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을 면하려면, 감염병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속한 정부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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