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관을 찾을 수 없어 고민이던 영화 '옥자'. Netflix를 통해 공개되자 이번에는 불법복제, 다운로드에 시달리게 된 굴곡 많은 작품이다. 

'옥자'가 슈퍼돼지 이야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무게 6톤, 키 2.4미터라는 방대함(?)으로 인해 영화적 상상력이 지나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현실에서도 유전자조작을 한 돼지는 생산된바 있다.

지난 2015년 김진수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윤희준 중국 옌볜(延邊)대 교수 공동 연구진에 의해 탄생된 '이중 근육돼지'가 그것. 유전자 가위기술을 통해 돼지의 근육 성장을 막는 유전자를 제거, 일반 돼지보다 몸집이 크고 다소 우락부락한 모습의 슈퍼 돼지를 이미 만든 전력이 있는데 연변대 홈페이지에도 사진이 게재되어 있다.

이쯤에서 GM돼지고기가 영화처럼 보편화된다면 인체에 어떤 위험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하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현재의 농작물이 이미 수도 없는 농부들의 의도된 품종개량에 의해 탄생된 일종의 GMO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건 아니야'라고 할만한 근거는 미약하다. 

물론 농부의 농작물이 단기간의 의학(유전자)기술에 의한 것이 아닌 세월의 테스트를 거쳐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다르긴 하다. 어쩌면 GM돼지고기가 보편화의 길을 걷는 문제보다 현실적인 질문은 지금도 우리에 갇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는 돼지 축산업의 현실이라 보여진다. 

영화에서 미자는 슈퍼돼지 '옥자'를 찾기 위한 도미를 서슴지 않지만 개도 아닌 돼지에게 과연 (서로에 대한) 공감대가 생성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고민도 잠시.  

돼지도 인간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 공감능력이 있다는 것이 네덜란드의 바게닝겐 대학 연구진에 의해 밝혀진 바 있어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미국으로 갈만큼의 가치는 있는 것으로 일단 '불신의 유예(suspension of disbelief)'를 하기로 한다.

'옥자'에 나온 여러가지 과학적 의문 , 이미 절반 이상은 현실화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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