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칼리코’(Calico)는 2015년 구글의 지주회사가 된 알파벳이 소유한 회사 중 하나다. 구글 삼인방인 레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모두 알파벳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알파벳과 구글을 동일시하며 아직 칼리코를 구글의 자회사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는 구글도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된지 2년이 지나고 있다. 

칼리코의 목표는 노화의 원인을 찾아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500살정도로)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회사명은 California Life Company의 약자인데 사실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칼리코라는 단어는 삼색고양이를 일컫는 말이기도 한데 오렌지, 검정, 흰색이 모두 보여지는 암컷고양이를 의미한다. 칼리코 고양이가 모두 암컷인 이유는 바로 오렌지색과 검정색이 X염색체에만 존재하는 대립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쉽게 얘기해 두가지 색이 모두 나오려면 X염색체가 두개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결국 암컷만이 두개의 X염색체를 가졌기 때문에 칼리코 고양이는 모두 암컷인 거다. 염색체와 유전자 그리고 바이오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잘 연결시킨 작명이라 보인다.

재미있는 작명은 둘째치고 구글이라는 세계적인 IT기술기반 회사가 왜 바이오기업에 7.5억불, 한화로 9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결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수도 있겠다. 이 질문에 대한 유력한 대답은 현 칼리코 대표인 닥터 아서 D 레빈슨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다. 레빈슨 박사는 제넨테크라는 세포유전관련 기업에 종사하면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대표직을 맡은 바 있고 에머리스 바이오테크놀러지의 이사였으며 구글의 숙적(?)이라 불리워질 수 있는 애플에서도 2011년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한마디로 바이오테크놀러지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셈이다. 또한 1980년부터 그가 구글에서 선임과학자로 근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봤을 때 칼리코가 하루아침에 7.5억불(바이오기술기업 애브비의 투자액까지 합하면 총 15억불)이라는 거금을 투자받은 회사는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듯 화려한 등장에도 최근에 나온 칼리코의 연구결과는 공상과학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MIT에서 발간하는 테크놀러지 리뷰에 따르면 칼리코의 과학자들은 벌거숭이 두더지쥐의 유전자 해독, 효모의 세포분리, 선충 DNA조작 등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실험을 하고 있는 듯하다. 

타임지의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 과연 구글은 죽음이라는 과제를 풀 수 있을까? 그리고 500살까지 수명이 연장된다면 축복일까 재앙일까? 혹 수명연장이 또다른 사회불균형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채 진행되고 있는 칼리코 프로젝트.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만큼 살 수만 있다면 그것 자체가 생명연장이 되는 셈이니 일거 양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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