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보호연맹(UCN)지정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 북미대륙에서는 한해 평균 8만명 쏘여 100여명 사망. 

조류독감, 용가리 과자, 살충제 계란, 생리대 파동, 살인개미까지 올해는 마치 그동안 묵혀 두었던 보건관련 재해를 한꺼번에 터뜨릴 듯한 기세로 연일 이슈가 터져나오며 케미포비아란 단어를 넘어 이제는 바이오포비아에 시달리게 되는 듯하다. 물론 그동안 고의든 아니든 무심코 지나쳤던 식품이나 보건관련 이슈들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다는 점에서는 교육적 충격요법이 통했다고 하지만 포비아는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트라우마만 남길 여지가 있으므로 사회적 연대감을 회복하는 후속 조치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살인개미의 예를 들어보자. 9월 28일에 부산항만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었고 추석기간동안에도 방역활동을 진행했지만 여왕개미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방역은 부산항만뿐만 아니라 전국 공항만으로 이어졌고 '살인개미'란 용어는 언론을 통해 추석 연휴동안 홍수처럼 번져갔다. 일본에서도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었다고 동영상이 퍼져간다. 하지만, 정말 붉은 불개미(학명 솔레놉시스 인빅타, Solenopsis invicta)는 살인개미라는 명칭에 걸맞는 살상력을 지녔을까?

붉은 불개미는 남미가 원생지인데 무역이 활발해지며 북미, 호주, 뉴질랜드, 타이완, 필리핀, 중국까지 퍼진 상태로 침입외래종이 맞다. 또한 토종개미와 경쟁하며 번식하므로 생태계교란을 하며 콘크리트 바닥 같은 단단한 구조물 아래에 집을 짓고 지반을 약하게 해 피해를 주기도 한다. 특히 떼를 지어 공격해서 작은 가축을 죽이기도 하는 솔레놉스 성분을 분비하는 침이 있어 방역의 대상이 되는 해충이 맞다.

문제는 북미대륙에서 일년에 100여명이나 사망을 하고 있다는 문구. 이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실제 일년이 아니라 통계치를 작성한 때부터 수십년간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것을 잘못 홍보한 것이고 이를 통해 '살인개미'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까지 얻게 된것이라고 한다. 

붉은 불개미의 독은 실제로 꿀벌의 침보다 약한 것으로 한 전문가는 얘기했으며  그 독성은 토종인 왕침개미와 비슷한 정도라고 한다. 물론 과민성 쇼크에 의해 사망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진드기나 말벌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수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해 100명을 죽이는 엄청난 재앙수준으로 둔갑해서는 안될 것이다.

단순한 수치이지만 공포를 극대화하는데 일조한 통계의 오류. 일본 환경성 게시물에서 팩트체크도 안해 보고 옮겨 오면서 벌어진 촌극이라는 사실을 읽으면서 요샛말로 레알인지 아니 실화인지 황망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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