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의사가 의료수가가 너무 낮다며 자살소동을 벌인 것이 의료계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경제난의 여파로 그간 불황을 모르던 개원가에도 찬바람이 부는 것을 어찌하랴. 그런데 병은 불황과 상관이 없다. 병이란 놈은 매몰차게도 병들 사람의 경제적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중소병원들은 줄도산을 하고 개원의들은 의료수가가 낮다며 자살소동을 벌이는 걸까?





미국 의료 개혁 화두를 던진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이런 사회적 상황 탓인지 의료계, 병원계에서는 낮은 의료수가에 대한 전면전을 외치고 있다. 현재의 낮은 의료수가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료보험이라는 것이 처음 생겨난 70년대에 아직 형성되지 않은 의료시장에서 가격을 정하기 위해 기존 의료기관에게 각 행위별 가격을 신고하도록 했다고 한다.





의료보험이 전국민에게 이렇게 확대될 줄 몰랐던 의료기관은 일반 환자를 진료해 얻는 수익을 계산, 낮은 가격을 제시했고 전국민의료보험이 운영되고 있는 현재에도 그때 결정된 의료수가구조를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낮은 수가에도 불구하고 그간 의료계는 일반 국민들에 비해 잘 먹고 잘 살아왔다. 건강보험진료로 얻지 못하는 수익을 비보험진료로 충당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비보험수입은 가격도 정해져 있지 않고 수입으로 신고도 하지 않아서 조세포탈의 주요 경로가 된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한 건물에도 주요 층에 포진된 의원들이 경쟁에 밀려 은행 빚을 갚지 못해 도산을 하고,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몸집불리기에 설자리를 잃고 이도저도 못하는 중소병원들이 속출하고, 의사가 자살소동을 벌이는 극한 상황극을 벌여도 일반 국민들은 동정의 마음조차 생기지 않는다. 왜 그럴까?





회사가 어려우면 직원들은 상여금을 반납하고 오래된 사람들은 스스로 명퇴를 준비한다.





그렇다면 의료계는 이러한 내부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해 보았는가? 서로 경쟁하며 다투듯 돈벌이 의료에만 치중하는 것을 멈추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비보험·과잉진료하지 않고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는가?





의료계는 더 이상 수가가 낮다며 국민들에게 떼만 쓰지 말고 의료체계 개혁에 앞장서길 바란다. 정작 싸움은 병원들끼리 하고 국민들에게 수가 올려 보상해 달라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국민들도 큰 병원들만 살아남고 병원들이 비보험진료에 열 올리며 환자들 부담 늘리는 것 바라지 않는다. 2009년에는 국민들도 의료계도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봅시다!




<기고자 - NGO 관계자> 






흔히 ‘계급장 떼고 한번 붙어보자’는 말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보건의료계도 마찬가지죠.





청년의사는 신년 특집으로 ‘脫章 Talk’ 를 통해 말 그대로 계급장 떼고,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털어놓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이름도 안 나가고 고료도 없지만,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글을 보내오셨고요, 앞으로도 계속 투고를
받을 예정입니다. ‘짧게 써 달라’고 부탁했지만, 다들 기대(?)보다 긴 글을 보내왔습니다. 그만큼 가슴 속에 쌓인 말들이
많았나 봅니다.





앞으로 이러한 지면을 부정기적으로 계속 마련할 예정이고, 혹시 보시고 동참하시고 싶은 분은one97@docdocdoc.co.kr
청년의사 앞으로 이메일을 보내시거나, 헬스로그를 통해 싣고 싶으면 gamsa@gamsa.net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단,
최소한의 사실 확인 등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연락처는 남겨주셔야 합니다.



* 독자 투고 내용은 청년의사나 헬스로그 논조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청년의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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