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과 빅뱅이론으로 유명한 케임브릿지 대학 석좌교수이자 이론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14일(한국시간)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옥스포드 대학을 거쳐 케임브리지 대학원(물리학)에 입학했던 21세에 근위축성측색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이 발병하여 1~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았으나 암산으로 수식을 푸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해 결국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였던 루 게릭이 걸렸던 병으로 인해 루게릭병이라고 지칭된 ALS는 운동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으로 임상 증상은 서서히 사지가 쇠약해져 위축되고 병이 진행되면서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호킹 박사도 말년에는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아 폐에 꽂은 파이프로 호흡을 했다. 

ALS는 일 년에 10만 명당 약 1~2명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환자의 수명은 평균 3~4년이지만 10% 정도는 증상이 점차 좋아지는 양성 경과를 보이며 1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하지만 호킹 박사와 같이 50년 이상을 생존한 사례는 거의 없다. 혹자는 호킹박사의 삶에 대한 의지가 이런 기적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평하는데 실제로 미국 드라마인 '빅뱅이론'이나 '퓨처라마'와 같은 애니메이션에 출연하기도 하며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기도 했다.

한 때 병원비를 내지 못했을 정도로 경제적 곤란이 있었지만 저서 '시간의 역사'가 천만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가장 많이 팔린 과학서적 중 하나가 되었고 최근까지 외계인의 존재나 인공지능(AI)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외신에 따르면 호킹 박사의 가족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스티븐 호킹이 케임브릿지에 있는 자택에서 지병으로 영면에 들었다. 위대한 과학자였던 그를 떠나보내는 게 슬프지만, 그 업적과 유산은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고 부고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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