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은 태아 발생에 있어서 뇌를 담고 있는 신경관을 발달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임신부들이 입덧 때문에 엽산 복용을 힘들어하는데요. 특히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 힘든 걸 참고 양을 두 배로 늘려야 하는 것인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O! 엽산은 신경관 결손을 막기 위해 꼭 복용해야 하지만 쌍둥이라고 해서 두 배로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단태아를 임신했을 때 매일 400~800마이크로그램의 엽산을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요. 혈중 엽산 농도가 적당하다면 쌍둥이인 두 아이에게도 동일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반드시 양을 두 배로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많이 먹는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지만요.

 

중요한 것은 엽산을 복용하는 시기인데요. 뇌신경계 발생이 주로 일어나는 때가 임신 1분기(0~14주)이므로 이 시기에는 꼭 복용해야 하고,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 한 달 전부터 먹기 시작해 임신 초기까지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철분은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 두 배로 복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임신 중에는 태반을 적실만큼의 혈액량이 요구되므로 단태아의 경우 전체 임신 기간 중 1000mg 정도의 철분이 필요한데요. 쌍둥이는 태반이 두 개이고, 두 명의 아이에게 혈액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철분을 두 배로 복용해야 합니다.  

 

엽산과 철분을 비롯한 여러 영양성분을 한 번에 섭취하기 위해 멀티비타민을 복용하는 임신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알약보다 큰 크기와 냄새 때문에 입덧이 심해져 아예 삼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때는 멀티비타민보다 크기가 작은 엽산제, 철분제를 각각 따로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도 못 마실 정도로 입덧이 심한 경우 영양분 섭취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탈수까지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구토를 완화시키는 피리독신이나 스코폴라민 등을 수액과 함께 맞으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 적용 가능한 치료가 다르니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합니다.

 

* 본 콘텐츠의 내용은 '나는의사다' 517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출연: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권자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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