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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요양병원, 너무 많다
국내 노인요양병원이 처음 태동한 것이 불과 13년 전인 1995년쯤이다. 지난 2000년까지도 전국에 그 수가 얼마 안 됐다. 하지만 올해 11월 현재 전국에 요양병원은 670여개에 달한다.




현실적으로 과잉 공급됐다. 원인은 다양하다. 고령화로 재활치료와 치매치료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었고, 노인성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화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을 앞두고 정부 주도로 지역마다 요양병원이 건립됐다. 정부는 요양병상으로 전환하는 중소병원 병상에 시설개조비도 지원했다. 그만큼 개설하기도 쉬웠다. 비료의료인들도 수익사업의 하나로 요양병원 개원에 뛰어들었다. 간병비 지원 등 장기요양보험 도입에 따른 기대심리도 한몫했다.






추적 60분 자료 화면




하지만 지금 요양병원업계는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과다출혈경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라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서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환자 입원료를 할인하거나 무료로 받고 입원시키는 병원들이 있는가 하면, 시골의 오피스텔을 개조해 시설과 인력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용소와 같은 병원들도 있다. 비의료인들이 펀드를 조성해 요양병원을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저질요양병원을 현 제도가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요양병원형 건강보험수가, 즉 일당수가제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일당수가와 입원료의 차액인 행위료를 살펴보면 의료최고도인 환자군이 최고 3만5000원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 진료비가 3만7000원으로 저수가이다.




그럼에도 의사와 간호 인력에만 가감제가 적용될 뿐 의료기능직과 행정직, 청소를 포함한 관리직 직원에 대한 인건비와 약재료비, 검사 소모품비, 의료 소모품비 등 재료비는 행위별 수가의 기준 없이 모든 병원에 똑같이 지급되고 있다.




즉 필요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약재만 사용하고, 약사나 사회복지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의료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서비스가 형편없는 병원은 돈을 벌고, 시설과 인력을 충분히 갖춰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은 인력난과 경영난에 허덕이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다출혈경쟁 속에 의사인력과 간호인력 모두 1등급인 병원이 경영난으로 인력을 줄여야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빚어지고 있다.







요양 병원 증가 추세




이에 따라 시설과 인력기준이 미달되는 요양병원들에 대한 수가를 삭감하고, 동시에 질적으로 우수한 요양병원들은 수가를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 현행 일당수가제 하에서는 아무런 행위를 시행하지 않을수록 병원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고, 의료서비스를 덜 실시할수록 최대수익을 갖는 맹점이 있다.




일당수가제의 적절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으면 이익을 창출하는데 급급한 저질 요양병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당수가제의 기준을 설정할 때 의료서비스의 안전장치 확보를 위한 여러 문제들이 고려돼야 한다.




우선 요양시설과 같이 요양병원도 필수인력의 기준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요양시설의 경우 사무직이나 청소위생원,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기타인력에 관한 최소 인력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는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요양보호사의 인력기준만을 점검할 때 다른 서비스의 질 저하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이다. 요양병원은 의사와 간호사의 수만 고려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행정직, 관리직, 청소원 등 모든 직원에게 간호조무사자격증을 따오게 해 특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병원이 직원들과 입을 맞출 경우 현지심사를 통해서도 이러한 부분을 식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간병인을 제외한 4대 보험 신고자 현황과 환자수를 기준으로 점검하면 전체 인력을 통한 병원의 서비스 질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최소기준의 검사를 실시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인력기준만 맞춰놓고 값싼 검사재료를 사용해 수익이 더 발생하면 비싼 검사재료를 쓸 이유가 없다. 일당수가를 산정할 때 검사비 관련 기준의 70% 정도를 최소한의 검사건수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병원의 검사실은 당월에 실시한 검사건수에 대한 통계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준액 이하의 약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당수가 산정 시 약품기준에 따라 일정 비율의 약물에 대한 비용이 산정돼 있다. 약품사용을 현저히 줄인 병원에서 환자의 치료와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약품사용을 늘릴 것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약품 구입가를 계산하는 것은 질 관리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병원이 치료를 위해 약품을 사용할 때마다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는다면 환자가 병원에서 방치될 수 있다.




저질요양병원을 감시하는 수가를 개발하면 이것을 피해가기 위해 일반병원으로 전환한 뒤 주위의 개인의원이나 다른 병원과 협약을 맺어 환자돌리기를 하는 새로운 형태의 병원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병원들은 기준을 갖춘 요양병원보다 수익구조가 훨씬 좋기 때문에 환자돌리기만 하면 성공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덤핑이나 진료비 할인을 통한 환자 확보를 일삼는다. 이런 곳에 대한 관리와 감시가 필요하다.



<기고자 - 요양병원 의사>







흔히 ‘계급장 떼고 한번 붙어보자’는 말을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보건의료계도 마찬가지죠.





청년의사는 신년 특집으로 ‘脫章 Talk’ 를 통해 말 그대로 계급장 떼고,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털어놓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이름도 안 나가고 고료도 없지만,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글을 보내오셨고요, 앞으로도 계속 투고를
받을 예정입니다. ‘짧게 써 달라’고 부탁했지만, 다들 기대(?)보다 긴 글을 보내왔습니다. 그만큼 가슴 속에 쌓인 말들이
많았나 봅니다.





앞으로 이러한 지면을 부정기적으로 계속 마련할 예정이고, 혹시 보시고 동참하시고 싶은 분은one97@docdocdoc.co.kr
청년의사 앞으로 이메일을 보내시거나, 헬스로그를 통해 싣고 싶으면 gamsa@gamsa.net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단,
최소한의 사실 확인 등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연락처는 남겨주셔야 합니다.



* 독자 투고 내용은 청년의사나 헬스로그 논조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청년의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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