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를 앞두고 지난 해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이 지적한 바 있는 '산 피로 증후군 (Tired Mountain Syndrome)'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산 피로 증후군이란 핵실험의 여파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를 얘기하는데 만탑산의 지반이 여러 번의 핵실험으로 대규모 함몰 위험에 놓여 있다는 소식이었다. 따라서, 핵실험장을 폐기하며 갱도 3, 4번의 암반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해 터뜨리는 이른바 '내폭' 방식으로 인해 산 전체가 함몰되며 갱도에 있던 방사능 물질이 외부에 누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유사한 예로 파키스탄 핵실험장 라스코산도 핵실험 후 방사능 누출로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하여 출입통제구역이 된 바 있으며 지난 해 북측의 6차 핵실험 이후 규모 4.6의 2차 지진이 발생하여 100km 근방의 길림성 연변을 중심으로 한 중국 동북 3성의 주민들 사이에서 방사능 누출 가능성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바 있다. 이후 중국 환경보호부는 “북-중 접경지역 전역에서 24시간 조사 방식으로 방사능 환경 조사를 전면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내폭 방식보다는 CTBTO(핵실험금지조약기구)와 같은 전문기구를 통해 갱도를 육안으로 확인한 후 방사능 핵종에 대한 검사를 하고 내부의 오염된 부분을 제염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갱도를 매몰하는 것은 제염 후에도 가능한데 만일 폭파를 하면서 지반 자체가 무너진다면 방사성 물질이 묻어 있는 토양이 그렇지 않은 토양과 모두 섞이면서 방사능이 누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실험장 폐기의 상징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외부 선전효과를 위해서라도 폭파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방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가능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줄이고 파생되는 오염물 잔재를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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