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이하 HIV)와 인유두종바이러스(이하 HPV)의 차이에 대해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에게 물어봤다는 소식을 미국 언론인 시카고 트리뷴, 허핑턴포스트, 복스 등이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과학적 인식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HIV와 HPV가 언뜻 보면 비슷한 약자이기 때문에 생긴 혼란이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의료정책을 세워야 할 정부의 대표가 이런 사소한 질문으로 신뢰성에 금이 갈 필요가 있을까 안쓰럽기까지 하다. 물론 제대로 구글링을 못해 합성사진을 진짜 뉴스로 착각하고 폭스뉴스를 공격한 사건(아래 사진참조)이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마음에서 구글링보다는 빌 게이츠를 선택했다고 다시 한번 이해의 폭을 넓혀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빌 게이츠는 HIV, HPV에 대한 얘기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이 나쁜 것인가'에 대해 두번이나 물어봤다고 얘기하며 두번 다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는 워싱턴에서 정치적 배경이 상대적으로 약한 트럼프가 비과학적 음모론을 토대로 소외된 백인층을 공략하며 선거에서 승리한 바 있고 이런 잘못된 학습이 고착화 혹은 강화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로 번지고 있다. 마치 멕시코에서 살인자, 강간범이 넘어오기 때문에 장벽을 쌓아야 한다는 식의 논리로 실제 장벽을 세우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33일간의 행적을 분석했는데 그가 총 132건의 거짓 주장과 사실 왜곡을 했다고 전하며 기자 회견에 할애한 시간은 단 4시간이지만 트위터에는 18시간을 소비했다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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