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7월 미 재향군인 행사에 모였던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되어 재향군인병이라 불려졌던 레지오넬라증(Legionellosis)은 레지오넬라 뉴모필리아(Legionella pneumophilia )세균에 의한 제3군 법정전염병으로 폐렴(Pneumonia), 폰티악열(Pontiac fever) 등을 일으킨다.

원래 레지오넬라균은 호텔, 종합병원, 백화점 등의 대형 냉각탑, 수도배관, 배수관 등의 오염수에 주로 서식하는 세균으로 특히 냉각탑은 광범위한 순환 작용으로 전파가 쉽기 때문에 레지오넬라 균 증식과 확산을 막기 위한 설계 및 유지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25~42℃ 정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해서 자연상태에서 낮은 농도로 흔하게 발견되지만 여름에는 인공 배수관이 있는 에어컨 냉각수에서 잘 번식한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8,000~18,000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수도관리 수준이 비교적 높아서 외국에 비해서는 위험도가 낮다고 하지만 레지오넬라균은 병원이나 가정의 온수에서 많이 분리되므로 실제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과 같은 대형 건물 냉방기의 냉각탑수나 목욕탕, 온천, 의료기관의 배관시설의 오염된 물에 있는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몸속에 들어와 발병하는 레지오넬라병은 2~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감기처럼 목이 붓고, 기침과 객담, 고열, 설사, 오한, 두통,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며, 심한 경우는 쇼크와 출혈,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레지오넬라병은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감염병은 아니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진 암환자, 장기이식 환자, 흡연자, 알코올 중독, 노인, 만성질병을 가진 사람에게서 발생률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사망률은 대개 15% 정도라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치료를 못받은 경우 사망률은 80%, 치료를 받아도 25%에 이른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치료를 받지 않으면 25%, 치료를 받으면 7% 정도의 사망률을 보인다.

여름철 냉각탑, 디자인분수, 욕조 등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할 수 있는 공간에 정기적인 소독과 청소를 실시해 레지오넬라균을 번식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만일 해당 시설을 사용한 후 발열, 오한, 전신피로감, 근육통 등 의심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1984년 서울 모병원의 중환자실에서 병실 냉방기를 통해 23명이나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어 4명이 숨진 바 있는데 2017년 10월 기준 158건이 보고되어 증가추세인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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