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종인대 골화증, 심하면 전신마비 올수도

보통 손발이 저리고 예전보다 걸음걸이가 둔해지면 뇌졸중, 덧붙여 목 통증까지 심하면 목 디스크를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후종인대 골화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뼈 사이의 움직임을 유지하며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대(ligament, 靭帶)다. 척추를 받쳐주는 인대도 따로 있는데 척추의 앞쪽을 지지하는 것이 전종인대이며, 척추체의 뒤쪽과 척추관의 앞쪽에서 지지하는 것이 후종인대라 불린다. '후종인대 골화증'이란 바로 이 후종인대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지는 골화를 일으켜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함으로써 신경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국내 유병률은 과거 1% 남짓이었지만 최근 2~3%로 상승했고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배가량 많으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영향이 큰 질환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서양인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인에게 흔하게 발견된다. 

후종인대 뒤에는 척수가 위치하고 있는데 후종인대가 두꺼워져 석회화되어 뼈처럼 딱딱해지면 척수를 압박하게 되어 여러 신경학적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뒷목의 뻣뻣함과 압박감만을 호소하는데 골화의 정도가 커지고 신경이 압박되면 손발 저림, 감각 및 근력 저하, 보행장애, 배뇨와 배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초기 환자의 경우 후종인대가 두꺼워지는 속도가 매우 느려 손발저림이나 다리가 휘청거리는 증상이 있어 X선, CT 촬영 등을 해보면 후종인대가 심하게 석회화된 것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간혹 후종인대 골화증이 있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교통사고, 넘어지는 사고, 부딪힘 등으로 근력이 약해져 내원하는 경우에 발견되기도 한다. 이처럼 진행 속도 느린 후종인대 골화증은 사고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신준재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증상이 심해져 손발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면 파킨슨병이나 뇌졸중, 손목이 뻐근하면 손목터널증후군, 목뒤 통증이 심하면 어깨 통증이라고 생각해 회전근개파열이나 목 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며 “헷갈리는 질환이 많으므로 증상에 따라 전문의 상담 후 신중하게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이 확인되었지만 증상이 없거나 척수의 압박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를 활용한다. 소염진통제 등 약물 투여와 물리 치료 등을 병행하게 된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척추관 침범이 심해 척수 압박 증상이 진행·악화되는 보행장애, 팔 또는 다리에 섬세한 운동 장애가 있을 때는 수술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 생활습관을 통한 후종인대 골화증 예방법

1. 과도한 목운동이나 무거운 헬멧 등으로 목에 무리를 주지 않기 

2. 엎드려서 책을 보거나 누워서 TV 시청하지 않기

3. 높은 베개를 삼가고 소파에 목이 꺾인 상태로 장시간 누워 있지 않기

4. 사무실에 장시간 근무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통해 자세를 교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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