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나 근시에 따른 유리체의 변성이 원인

눈 앞에 아지랭이처럼 자그마한 벌레나 실타래가 아른 거린다고 느낀다면 십중팔구 비문증을 의심할 수 있다. 비문(飛(날 비)蚊(모기 문)症)은 말 그대로 눈앞에 먼지나 머리카락,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닌다고 느끼는 것인데 10명 중 7명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상당히 흔해 이 자체가 질병이나 질환을 뜻하지는 않는다.

비문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려면 먼저 우리의 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봐야 한다. 탁구공 만한 크기의 우리 눈 속은 유리체라는 것이 가득 채워져 있는데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무색투명한 젤리모양의 조직으로 이 유리체의 투명도가 유지되어야 명확한 시력도 확보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눈에 노화가 진행되면 젤 형태의 유리체가 물로 변하는 액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주로 40세 이상 중, 노년층에서 대부분 나타나며 근시가 심한 청장년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유리체의 액화와 함께 유리체막과 시신경층인 망막간의 연결이 약화되어 움직임이나 충격에 의해 출렁거리면서 유리체겔 막이 망막에서 분리되어 떨어지는 후유리체박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안구내 실제 떠다는 부유물이 생기며 이러한 부유물이 시축을 가리면서 보이는 것이 비문증의 흔한 원인이다.

비문증상과 연결되어 번갯불 현상(광시증, 光視症)도 발생할 수 있는데 눈을 세게 부딪혔을 때 눈 앞에 불이 '번쩍'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유리체가 수축하면서 망막을 당기게 되면 이것이 눈 속에서 불이 번쩍하는 느낌을 주게 되는데 수 주에서 수개월 동안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기도 하고 나이가 들수록 흔히 나타난다.

비문증은 일반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대부분 무시해도 좋지만  갑자기 검은 실 같은 것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눈 앞에 무언가가 가려지는 듯한 증상이 느껴질 경우 병적인 비문증(망막박리나 망막열공에 의한)으로 진행하는 초기 단계일 수 있으므로 안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산병원 안과 정은지 교수는 "노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후유리체박리와 같은 생리학적인 변화를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치료가 필요한 다른 안과적인 질환들로 인한 비문증의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시력 예후에 중요하므로 증상이 있을 때는 안과적인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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