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는 한해 1600만 여명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유명한 관광지로 한국에는 '윤식당 2'의 촬영지로 소개된 곳이기도 하다. 7개의 섬으로 구성된 카나리아 제도 중 테네리페 섬을 배경으로 촬영한 '윤식당2' 이외에도 그리스 신화를 다룬 '타이탄',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모세의 기적을 다룬 '엑소더스' 등 서사적 배경을 필요로 하는 영화들의 단골 촬영지가 된지 오래다.

섬마다 제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푸른 바다, 삭막한 평야, 화산 지대까지 다양한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마법같은 장소로 유명한 카나리아 제도, 하지만 그 중 한 섬인 그란 카나리아의 의료기관 이용자들 중에서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가 발생하면서 여행자들의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주간 국내외 감염병 동향에 따르면 그란 카나리아에 있는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는 6명의 스웨덴인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었는데 문제는 이들 뿐만이 아니라 노르웨이인 9명, 핀란드인 2명도 확진(OXA-48-producing K. pneumoniae ST392)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관광객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올해 6월 스페인 그란카나리아 섬을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러시아 뮤지션인 안드레이 수칠린이 원인모를 감염과 피부괴사로 인해 사망했는데 귀국 전에 병원을 찾아 항생제를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져 의심을 더하고 있다.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란 요로감염, 폐렴,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한 세균(소위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을 얘기하는데 문제는 감염증환자 또는 병원체보유자와의 직‧간접 접촉, 오염된 기구나 물품 및 환경표면 등을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유입 시 추가 환자 발생 전에 감염여부 확인이 쉽지 않아 감염자가 의료기관에 입원할 경우, 의료진의 접촉을 통한 병원 내 전파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몇년전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거나 면역체계가 저하된 중증 환자에게 감염을 일으키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적지만 일단 감염이 되면 격리조치 되어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의 항생제 감수성을 파악하여 감수성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한국에서도 2010년  KPC-2를 생산하는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이 처음 보고된 후 지정감염병이 되었으며 이후 2012년까지 총 59건의 카바페넴계열 항생제 분해 효소 생성 장내세균(Carbapenemase Producing Enterobacteriaceae, CPE)가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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