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이 서울, 고양, 대구, 제주 등 4개 권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살 관련 설문에서 대상자의 17.6%가 자살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있었으며, 3.7%는 자살 의도를 가졌고 5.8%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과 자해에 대한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들 중에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11%)가 가장 높았고 적대적 반항장애(10%), 분리불안장애(5%), 사회공포증(5%), 틱장애(5%)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의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틱장애가 많았고 여학생의 경우에는 불안장애, 우울장애, 섭식장애 비율이 높았다.

최근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소셜미디어에 ‘자해 인증샷’을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연구결과를 방증한다. ‘자해’라는 해시태그로 검색만 해도 1만여건이 넘는 동영상이 검색되는데 한 정신과 의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해문화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해 관련 사진(동영상)이 게재되지 않게 해당 회사들이 대책을 강구하고 자해사진, 자해하는 법을 전파하는 내용은 삭제되거나 경고문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경고문구나 게시물 삭제 등이 효율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지만 과거 자살예방법이 통과되며 맹독성 제초제의 생산ㆍ유통이 금지된 뒤 농촌 노인들의 음독 자살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을 반추해 보면 아직 완벽하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관심을 받기 위해 자해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리는 행위를 막기 위해 사전에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과거 흙수저 논란의 연장선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져 버린 사회, 경제적 구조가 근본적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더불어 경제적 침체로 인한 가정 불화, 학업 스트레스가 소셜 미디어라는 도구를 만나 새로운 형태로 변이하고 있는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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