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이탈리아 남부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에 올리브유가 있다면 불가리아 식단의 중심에는 '요구르트'가 있다. 불가리아 요구르트는 시판 제품과는 달리 묽지 않고 되직하며 시큼한 맛으로 장내 유해균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슬라브계 요리의 남부 형태로 알려진 불가리아 식단은 남유럽 요리의 대표격인데 시큼한 우유라는 뜻의 '키셀로 믈랴코'는 요구르트로 잘 알려져 있고 이 요구르트 원액에 각종 허브와 채소를 넣어 차갑게 만든 ‘타라토르 스프’는 불가리아 집밥의 중심에 있다.

키셀로 믈랴코가 한국에서 요구르트로 알려진 이유는 터키어로 '요우르트 (응고된)'가 영어권에서 요거트가 되었고 한국에서는 요구르트로 정착된 것이다.  유목민들이 동물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건강식으로 우유나 염소젖 등을 살균하여 반쯤 농축시키고, 이에 유산균을 번식시켜 발효, 응고시킨 음료가 바로 요구르트인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 중 첨가물이 따로 없는 플레인 요구르트보다 훨씬 시큼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목민의 특징상 장기보관이 필요한 건강식은 필수적이었고 발효과정에서 생산되는 유산균은 젖이 부패하지 않도록 도와주는데 바로 이 유산균이 소화기 질병, 콜레스테롤 수치 안정에 좋다고 알려진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효과를 보려면 유산균이 위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저녁보다는 공복인 아침에, 식전 1컵 정도 물을 마신 후 요구르트를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불가리아 식단에서 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숍스카 샐러드'다. 토마토, 오이, 양파 위에 불가리아 치즈를 뿌려 후추로 마무리한 것인데 이 불가리아의 '시레네' 치즈는 사실 요구르트가 더 발효되어 치즈가 된 것으로 연하고 부드러운 페타치즈의 일종이다. 흑해를 마주하고 있지만 내륙지방에 인구가 많아 어류 대신 육류와 잘 어울리는 샐러드라고 한다. 

터키나 그리스의 영향이 커서 그런지 외부에는 그리스 음식으로 알려진 '무사카'는 원래 불가리아 요리다. 감자와 다진 고기에 토마토를 얹어 층을 만든 후 베샤멜 소스(화이트 소스)를 바른 후 구운 것으로 터키 등 지중해를 접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랑받는 국민요리다. 불가리아식 돼지불고기 뚝배기인 '카바르마'는 지역마다 레시피가 다를 정도로 인기가 높고 양 내장 수프인 '쉬켐베', 영어권의 믹스 그릴(고기와 프렌치 프라이 조합)과 거의 유사한 '매세나 스카라'도 대중적인 요리라고 한다.

세계 최고의 요구르트를 가진 나라 불가리아는 장수국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지중해식 식단과 다른 점은 생선을 육류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으로 의외로 지역을 방문해 보면 비만인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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