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팀

고관절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로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이런 고관절에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욕창, 폐렴, 요로 감염,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크게 높아진다.

현재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16%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노화로 인해 근육의 크기가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근감소증 환자의 경우 수술 결과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1.8배 더 높다고 한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팀은 고관절 골절 환자가 보행능력을 포함해 일상생활에서 운동 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도록, 국제적 표준 진료 지침에 따른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ragility Fracture Integrated Rehabilitation Management, FIRM)’을 개발했다.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 즉 FIRM은 노쇠 또는 취약 골절 후 보행 능력 및 기타 신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장·단기 재활계획하에 물리치료, 작업치료, 낙상방지교육, 퇴원 후 관리, 지역사회 연계 등을 두루 포함하는 포괄적 집중재활프로그램이다.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에 집중했던 기존의 단순 재활치료에 비해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프로그램으로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간호사 등 다학제 전문가 팀접근 방식이다. 

임재영 교수팀은 FIRM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 68명을 근감소증 유무(유 32명)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치료 후 기능적인 결과에 대해 추적 조사를 한 결과, 두 그룹 모두 FIRM 치료를 통해 보행, 균형, 일상생활 동작 수행은 물론 삶의 질까지 향상됐고, 치료 전후 기능적 결과의 향상 정도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근감소증이 있는 고관절 골절 환자는 수술 후 결과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 여부와 상관없이 FIRM 치료의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임재영 교수는 “기존에는 수술 전 근감소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경우 보행 능력과 신체기능이 떨어져 수술 후 기능적 결과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 환자도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와 거의 동등한 기능적 호전을 보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면서 “따라서 근감소증을 가진 노인 골절 환자들에게도 적극적 재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임상연구인프라조성사업의 산출물로, 국제학술지 ‘유럽노인의학’(European Geriatric Medicine) 2018년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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