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기술이 발전하고 평균수명은 증가했지만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부족, 유전적 이유 등으로 늘어가는 질환이 있다. 당뇨와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들이 그것인데 이 질환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완치라는 개념보다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당뇨환자가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이유는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으로 인해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입안의 침 분비 또한 감소해 구강에 적정한 산도 유지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항력이 떨어지고 세균이 활성화 되면서 결국 감염에 노출돼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뇨환자들이 지속적인 건강 관리 이외에도 고민에 빠지는 또다른 이유는 치주질환으로 인해 임플란트를 해야 할 때다. 일반 성인의 경우 수술 후 주변 뼈 형성과 유착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 임플란트 성공률이 95%에 달하지만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해 임플란트 치료가 어려웠다. 특히 발치나 출혈을 동반한 치과 진료시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치유지연이나 감염의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당뇨환자에게 임플란트는 요원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치주질환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제때 치과치료를 하지 않고 미루기만 하면 더 큰 합병증이 올 수 있다는 것 또한 상식.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이재훈 교수팀은 당뇨 환자의 임플란트 성공률이 낮은 원인과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밝혀낸 연구결과를 의학 관련 분자 학회지 ‘Molecules’ 최근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HIF-1α라는 전사인자의 역할에 주목했는데 HIF-1α는 사람의 몸에서 기인한 전사인자로 골절이나 뼈를 잘라내는 수술 후 치유되는 과정에서 발현돼 혈관 형성, 나아가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당뇨 환자의 경우 혈당으로 인해 이러한 HIF-1α의 발현이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의 경우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식립한 정상 그룹(NH)은 55%, HIF-1a를 표면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를 식립한 정상 그룹(NP)은 45%로 분석됐다. 또한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식립한 당뇨 그룹(DH)은 38%, HIF-1α를 표면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를 식립한 당뇨 그룹(DP)은 18%로 분석돼 정상 군에서는 물론 당뇨 군에서도 HIF-1α의 표면 처리 여부가 임플란트와 뼈의 결합에 확연한 차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수치는 또한 HIF-1α의 존재 여부가 정상 군에서보다 당뇨 군에서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으며 이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를 앓는 분들도 성공적인 임플란트 치료를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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