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점막에 살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궤양과 위염, 위암과 같은 위장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인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이 대사증후군 위험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선희 교수팀은 전국 10개 대학병원 및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6세 이상 2만1천106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및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을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 경험이 없는 1만5천195명 중 43.2%(6천569명)가 헬리코박터균 항체 양성 소견, 즉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23.7%(3천598)가 대사증후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그룹과 대사증후군의 관련성을 확인해 본 결과 감염그룹 6천5백명 중 27.2%(1천789명)가 대사증후군이 있었고 감염되지 않은 그룹 8천6백여명 중 21.0%(1천809명)가 대사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헬리코박터 감염과 대사증후군이 유의하게 높은 수준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특히 성별, 연령, 체질량지수, 거주지, 가계소득, 교육정도 등의 인자들을 보정한 후에도 65세 미만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1.2배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65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과 대사증후군 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고령의 경우 헬리코박터균 이외의 다른 요소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 자체가 대사증후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같은 만성적인 감염상태에서는 균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염증성 물질)의 생산ㆍ분비를 촉진해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대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연관성에 대해 설명했다.

임선희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균 치료한다면 실제로 대사증후군의 위험성이 감소하는지 등을 확인해 본다면 보다 확실한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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