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이나 유도 선수들의 귀를 보면 귀모양이 만두같이 부풀어 오른 것이 가끔 보이는데 이를 일반인들은 만두귀라 부르며 피나는 연습과 실전을 상징하는 훈장과 같은 것으로 여긴다. 만두귀가 발생하는 이유는 귀의 부드러운 연골조직인 이개(귓바퀴)가 지속적인 압바과 마찰로 인해 혈액이 차 연골과 연골막이 두툼해지고 변형이 되는 것인데 장기간 방치될 경우 혈종의 섬유화가 진행돼 영구적인 귀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다.

서울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 연구팀은 이개혈종(Otohematoma), 일명 만두귀 증상이 비수술적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만으로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지 ‘The Laryngoscope’ 에 게재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이개혈종으로 진단된 총 56명을 선별해 3주간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실시한 후, 그에 따른 개선 정도를 최대 3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며 비수술적인 주사치료로도 이개혈종의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지 확인했다.

먼저 연구팀은 항염증 스테로이드제 중 하나인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나이드(triamcinolone acetonide) 주사를 최대 3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했는데 이개혈종의 유병기간에 따라 단기(2주 미만)와 장기 그룹(2주 이상)으로 나눈 후 유병 기간에 따라 치료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단기 이개혈종 그룹 30명 중 첫 번째 주사치료 후 73%에 해당하는 22명의 증상이 완치됐으며, 세 번째 치료 후에는 1명을 제외한 29명이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그룹의 경우 전체 26명 중 6명만이 첫 번째 주사치료로 완치됐으나, 세 번째 치료 후 53%에 해당하는 14명이 추가로 완치돼 2주이상의 긴 유병기간을 가진 이개혈종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게 밝혀졌다.

단,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환자들 중 85%는 혈종의 부피(1.34mL)가 호전된 그룹(0.89mL)보다 1.5배 정도 커 이미 장기간 이개혈종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귓바퀴의 연골은 혈액 순환이 적어 치유가 느리고 혈종 흡수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섬유화가 진행되어 귀가 단단해지고 이명 증상이나 청력 감소까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것이다.

김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적절한 항염증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만으로도 이개혈종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개혈종은 장기간 방치할 경우 연골 조직 붕괴로 인한 심각한 귀 변형까지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평소 귀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고 증상이 의심될 경우 조기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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