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은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분진에 붙어 공기 중으로 이동할 수 있고, 물, 땅 등 사람의 일상생활 환경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물질이다. 대기 환경과 생활용수에서의 라돈의 농도는 매우 낮은 편이고 반감기를 거쳐 사라지지만 밀폐된 공간이나 지하 작업 공간 등에서 일하거나 생활하는 사람들은 높은 농도의 라돈에 노출될 수 있다.

이렇게 실내 공간에서의 라돈 노출이 비흡연 폐암 환자의 종양 내 유전자 돌연변이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국내연구진이 최초로 밝혀냈다.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선민 교수는 실내 라돈 노출 수치가 높은 그룹의 환자군(48 Bq/㎥ 초과)에서 종양변이부담(tumor mutation burden)이 평균 1MB 당 2.34개 높은 것은 물론, DNA 손상을 복구하는 기전장애가 발생하면서 라돈에 의한 DNA 손상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돈에 많이 노출되는 비흡연 폐암 환자의 경우에도 종양 내 돌연변이가 증가함에 따라 예후가 좋지 않고 재발 위험도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임선민 교수팀은 2015년 10월부터 8개월간 폐선암으로 진단 받은 I-IIIA 비흡연자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실내 거주지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해 라돈 노출수치가 높은 그룹(48 Bq/㎥ 초과)과 낮은 그룹(48 Bq/㎥ 미만)으로 나누어 종양 유전자를 비교하고 유전자 분석에 동의한 총 4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암 유전자 변이를 도출하는 차세대 시퀀싱 분석을 진행해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라돈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폐암 환자의 3~14%가 라돈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선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라돈이 폐암 환자의 유전자 돌연변이 증가와 암세포의 악성도를 높임으로써 폐암 환자의 치료를 어렵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라돈 노출에 따른 돌연변이 유전체를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이 돌연변이에 반응하는 맞춤형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혜련 교수팀과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강대룡 교수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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