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질병관리본부가 국내에서 최초로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발견됐다고 전하면서 뎅기열이 '토착 감염병'이 될 우려가 제기됐다. 태국에서만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뎅기열은 제4군 법정 감염병으로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유행하는 질환이다. 그동안 휴가철 해외 감염으로 인한 피해는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도 안심할 수가 없게 되었다.

뎅기(dengue)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고통, 통증을 의미하는데 영어명칭도 'breakbone fever'라고 할만큼 두통, 안와 통증, 근육통, 관절통과 같은 통증을 동반한다. 보통 3일에서 8일간의 잠복기가 지나면 갑작스런 고열과 두통, 근육통, 피부발진, 출혈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심해질 경우 뎅기쇼크증후군도 나타날 수 있다.

뎅기쇼크증후군의 특징은 뎅기열 증상이 생겼다가 열이 내려가며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데 이후 갑자기 백혈구와 혈소판이 급감하면서 장기나 뇌 부위에 출혈이 생겨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특히 두통이 심한 경우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하는데,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진통제 종류에 따라 장기 출혈이 촉진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4개의 뎅기열 바이러스 종류 중 혈청형2 바이러스(DENV-2 Virus, 이하 2형 바이러스)에 속한다. 뎅기열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한 번 감염되면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재감염 되지 않는다. 즉 2형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다시 2형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른 종류의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이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는 “2형 바이러스 감염자가 해외에서 나머지 종류의(1,3,4형 바이러스)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에는 중증감염 상태가 되어 쇼크와 출혈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뎅기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백신은 없으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도 없다. 최선의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고 감염된 이후에는 주로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가 전부이다. 현존하는 뎅기열 바이러스 백신은 이미 감염된 사람에게만 접종이 가능하며, 바이러스의 특성상 감염된 사람이 맞아야 접종효과가 좋다.

박소연 교수는 “뎅기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동남아 국가를 여행하다가 갑자기 고열과 두통,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뎅기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인근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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