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어지럼증은 앉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일어날 때 뇌혈관계 및 내이(속귀)계의 혈류량이 적어지면서 발생하는데 주로 저혈압이 원인이다.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김명아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순환기내과 정재훈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의 협착 여부를 촬영하는 침습적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은 200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대동맥 경직도와 기립성저혈압 발생 간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기립성저혈압 발생이 대동맥의 경직도와 연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 대동맥의 최대 혈압과 최소 혈압의 차이인 맥압을 이용해 대동맥 경직도를 판단했으며, 일어선 후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소견을 보인 환자의 경우 기립성저혈압 환자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전체 200명의 환자 중 78%에 해당하는 156명에게서 폐쇄성 관상동맥질환이 발견됐으며, 29%에 해당하는 58명은 기립성저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립성저혈압을 가진 환자의 경우 72.4%가 고혈압이 있었고 41.4%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보다 낮거나 높은 상태인 ‘이상지질혈증’ 소견을 보였다.

또 기립성저혈압을 가진 환자의 대동맥의 맥압 수치는 평균 78.4mmHg로, 기립성 저혈압이 없는 그룹의 평균 맥압 수치(68.3mmHg)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혼란변수를 보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 대동맥의 맥압이 76.5mmHg 이상으로 높은 대동맥 경직도를 가진 환자의 경우, 정상인과 비교해 기립성저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증가된 대동맥 경직도가 기립성저혈압 발생에 독립적으로 유의한 연관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김학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명확한 발생기전이 밝혀지지 않았던 기립성저혈압 발생에 대동맥 경직도가 관여되어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기립성저혈압의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이번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명아 교수는 “기립성저혈압은 심한 경우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노년층의 경우에는 평소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게 기립성저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통의 어지럼증과 달리 기립성 어지럼증은 빙빙 도는 느낌보다는 아찔한 기분이 나고 눈 앞이 깜깜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며 버티려고 하면 실신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일어설 때 아찔한 느낌이 온다면 버티지 말고 그 자리에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누워 눈을 잠시 감고 안정을 취하며 의식이 밝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버틸 경우 실신하면서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고혈압 저널(Journal of Hypertension)’ 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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