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보험급여가 확대됨에 따라 뇌병변, 특히 뇌혈관병변의 발견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도 건강검진에서 ‘뇌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걱정부터 앞서 소견서를 가지고 여러 병원에 방문해 반복해 MRI검사를 하거나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증상 없이 발견되는 뇌혈관 병변을 무증상 뇌졸중이라고 일컫는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뇌졸중의 대부분은 편측마비나 언어장애 등 국소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크기가 작거나 본인이 인지하기 어려운 혹은 뇌에서 활동이 적은 위치에 발생할 경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병변들은 MRI 검사를 통해 발견될 수 있는데, 뇌로 가는 세동맥이 막혀 작은 뇌경색이 발생했던 흔적인 '열공경색', 뇌 백색질 신경세포의 노화가 뇌영상에 관찰되는 '백색질변성', 미세뇌출혈 등의 '소혈관질환', 뇌혈관 벽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모야모야병'을 포함한 뇌동맥의 협착 등이 대표적이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허성혁 교수는 "최근 소규모 연구에서 백색질변성, 미세뇌출혈 등의 소혈관질환도 실제 뇌졸중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대부분 무증상 병변으로 심하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며 "그러나, 뇌동맥류, 모야모야병을 포함한 뇌동맥의 협착은 수술적 치료를 포함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과/신경외과 전문 의료진과의 상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MRI 보험급여가 확대되기 이전, 대학병원 신경과를 찾은 1,080명의 두통 초진환자(평균 48세)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연구에 따르면, MRI 또는 CT를 시행할 경우 환자의 약 7%에서 두통의 직접 또는 잠재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이상이 관찰됐다. 그 중 절반은 뇌혈관질환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령일 경우, 평소에 없던 갑작스러운 두통 또는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신경학적 이상이 있을 때, 그 밖에 여러 가지 혈관위험인자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MRI/A 검사를 권장한다. 물론, 기존 촬영한 자료에서 큰 이상이 없음에도 오로지 ‘걱정’으로 인해 병원을 옮겨 다니며 반복적으로 찍을 필요는 없다.

또한, 무증상뇌졸중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자체에 대한 치료보다는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고지혈증 등의 위험인자 관리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 및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