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노년의 부모님께서 눈이 침침하다 하시면 대부분 단순 노안으로 생각하고 눈에 좋은 영양제나 건강식품을 선물한다. 하지만 노인성 안질환은 뚜렷한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녀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시야의 중심이 흐려지는 황반변성

대표적 노인성 안질환인 황반변성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 대표적 안질환이다. 황반은 망막 내 초점이 맺히는 중심부를 말하며 글씨를 읽거나 사물을 식별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고 변성이 오는질환을 나이관련 황반변성이라 하는데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습성 황반변성에 이르면 글씨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시야의 중심부가 갑자기 흐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노년층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질환에 대한 인지율이 매우 낮아 조기 발견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황반변성을 조기에 발견하면 루테인이나 항산화제 등으로 진행을 억제하는 예방 치료가 가능하지만 중증인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하면 항체 주사치료 등의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만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황반변성의 주된 원인은 노화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노화 외에도 가족력, 흡연, 자외선 노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안과 김용대 교수는 “시력이 떨어진 후에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대부분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나 암슬러 격자를 활용한 주기적인 자가 검진을 통해 초기에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녹내장, 꾸준한 안압 관리 필요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녹내장 또한 대표적인 안질환이다. 안압 상승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데 증세가 심해지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녹내장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어지는데 만성 녹내장의 경우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가 말기에 시야가 좁아져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다. 

급성 녹내장은 발생률은 낮으나 급격하게 안압이 올라가며 시력감소는 물론 두통 및 구토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강동성심병원 안과 나경익 교수는 “녹내장은 초기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완치가 되지 않는 질환으로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미 녹내장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도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꾸준한 치료를 통해 안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녹내장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통해 안압을 조절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혈압, 당뇨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녹내장 위험 인자 외에도 가족력, 고도근시 등도 녹내장의 위험 인자로 인식되고 있다.

노인성 안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모자나 선글라스로 자외선을 피하고, 비만이나 흡연 등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위험요소를 줄여야 하며 망막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또한 노인성 안질환은 발병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님의 연세가 60대 이상이라면 평소 눈 질환이 없더라도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석 명절, 부모님이 눈이 침침하거나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부모님의 눈 건강을 반드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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