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정신장애를 겪을 위험이 3.6배나 증가되고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은 14.3배까지 치솟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안지현 임상강사 연구팀이 국내 거주 여성 3160명(18세 이상)을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인구총조사 자료(2015년)에 따라 나이와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 등을 분류한 뒤 대표성을 갖춘 전국 23개 지역의 18세 이상 여성들을 선별해 한 명씩 직접 만나 정신질환진단도구(K-CIDI)를 활용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중 한 번이라도 배우자나 연인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고백한 사람은 모두 47명이었으며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피해여성과 비피해 여성 간의 정신장애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비교결과 물리적 폭력에 피해를 입은 여성은 여러 정신장애 중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이 3.6배, 성폭력 피해 여성은 14.3배까지 높아졌고 정신장애 종류에 따라 상대 위험도가 높은 5개 질환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물리적 폭력을 입은 여성은 광장공포증과 강박장애 위험이 비피해 여성보다 8배 더 높았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그 위험도가 더 심각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평생 발병 위험이 무려 32.4배 높았다. 강박장애와 니콘틴의존증은 각각 27.8배, 22.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장공포증도 19.6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Archives of Women's Mental Health)'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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