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교정을 통해 실명을 유발하는 선천망막질환을 치료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정훈 교수팀과 ㈜툴젠 연구팀은 레버선천흑암시를 지닌 생쥐에게 유전자교정물질을 전달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완전히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레버선천흑암시(Leber Congenital Amaurosis (LCA))란 시각기능과 관련된 유전자(RPE65, CEP290 등)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선천망막질환이다. LCA가 있으면 출생시 혹은 출생 직후에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데 1869년 레버가 시각장애 특수학교 어린이들 중 심한 시력 소실과 눈떨림, 느리고 완만한 동공 반사, 망막 색소변성,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특징을 가지는 망막이상증이 있음을 발견하고 기술한 것이다. 시각장애 어린이 중 10~18%가 LCA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RPE65 유전자를 가진 rd12생쥐의 망막하 공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정상RPE65 유전자를 탑재한 아데노연관바이러스 벡터를 주사했고 그 결과 rd12생쥐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 정상RPE65 단백질이 합성된 것을 확인했다. 

치료 후 6주, 7개월 뒤 시행된 두 차례의 망막전위도검사에서도 rd12생쥐의 시각반응이 정상적인 생쥐의 20% 수준으로 높아졌고, 망막신경세포층의 두께도 회복됐다.

그동안 아데노연관바이러스 유전자 치료제를 주입하는 방법은 이미 레버선천흑암시 환자치료에 활용되고 있었는데 다만 주입 후에도 돌연변이 유전자가 세포 내에 그대로 존재한다는 한계가 있었고 이로 인해 환자가 명확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LCA와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를 완전히 교정했고 다른 선천망막질환을 더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또한 비표적 효과로 인한 부작용 발생이 없었는데 비표적 효과란 원래 목표가 아닌 엉뚱한 유전자를 인식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비표적 효과가 나타난 부위는 전체 DNA중 10개 미만으로 아주 적었으며, 7개월 뒤 시행된 조직 검사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의 안전성을 시사했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선천망막질환에서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완전히 교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가 실제 임상 치료제 개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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