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은 혈중수치가 높으면 혈관벽에 과도한 콜레스테롤 침착을 유발하여 동맥이 굳어지게 되고 심혈관질환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린다.

서울대병원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대사유니트 김효수, 장현덕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간세포에서 PCSK9가 LDL-수용체를 파괴시키는데 CAP1 단백질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해 이상지질혈증 관련 신약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LDL-콜레스테롤은 간세포 표면의 LDL-수용체와 결합하면, 클라스린이라는 세포 내 유입경로를 통해서 간세포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LDL-콜레스테롤은 분해되고, LDL-수용체는 다시 세포표면으로 이동해 재활용된다. 이처럼 혈중 LDL-콜레스테롤은 LDL-수용체와 결합한 뒤 분해되어 담즙으로 소모되고 배설되는데 LDL-수용체의 수가 간세포 표면에 많이 있을수록 혈중 LDL-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용체가 재활용되는 것을 막는 PCSK9 단백질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연구팀은 어떠한 기전으로 PCSK9이 LDL수용체를 파괴하는지 연구한 결과 LDL수용체와 결합한 PCSK9을 CAP1 단백질이 카베올린이라는 세포내 유입경로로 끌고가 결국 LDL-수용체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리소좀을 통해 분해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효수, 장현덕 교수팀은 CAP1을 결손시킨 쥐를 만들어서 연구한 결과 CAP1이 결손된 쥐는 간세포 표면에서 LDL-수용체가 증가해 정상 쥐보다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 PCSK9을 바이러스로 만들어 쥐에 정맥 주사해 간의 LDL-수용체를 인위적으로 파괴했을 때도 CAP1 결손쥐에서는 LDL-수용체 파괴 현상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

이어 LDL-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은 사람들에서 보고된 PCSK9 유전자 변이들을 찾아 분석한 결과, 변이형 PCSK9은 CAP1과의 결합에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의 PCSK9 단백질은 CAP1과 결합되지 않기에, 좋은 역할을 하는 LDL-수용체가 파괴되지 않고 누적되고 그 결과 혈중 LDL-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CAP1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선택적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고지혈증과 지방간 등 대사성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사망률을 줄이는 PCSK9 억제 항체의 작용기전을 최초로 규명해 다른 신약을 개발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이 가시화되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