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통증 등 항문 질환 증상은 직장암 증상과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증후가 나타나면 반드시 대장항문과를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주요 항문 질환은 치핵, 치열, 치루로 구분되는데 치핵은 항문관에 존재하는 ‘정맥총’에 혈액이 차면 정맥에 피가 차는 ‘울혈’이 된다. 울혈은 항문관의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부푸는 것을 말하는데 출혈을 일으키기 쉽고, 지속적으로 생기면 점막이 늘어져 항문관 점막이 돌출된다.

서울의대 외과 허승철 교수는 “치핵의 울혈은 반복적인 항문관의 압력 상승 때문에 발생한다. 변비를 앓는 사람이 아랫배에 반복적으로 힘을 줄 때, 배변 시 화장실에서 장시간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보며 반복해서 항문관의 압력을 상승시킬 때, 만성 피로에 노출되었을 때, 간경화로 인해 직장의 혈액이 간문맥으로 잘 순환 되지 않을 때, 임신 후기에 자궁의 태아가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이 안 될 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열은 항문관의 상피가 세로 방향으로 찢어지면서 통증과 출혈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성 치열과 만성 치열로 나뉜다. 급성 치열은 대부분 수술 없이 좋아지지만 만성 치열은 대개 수술을 해야 한다. 치열은 변비로 인해 배변이 어려울 때, 통증으로 배변 시 항문의 이완이 잘 안 될 때, 잦은 설사 등으로 항문관이 긴장해 이완이 잘 안 될 때, 항문소양증으로 항문에 인위적인 열상이 발생했을 때 생길 수 있다.  

치루는 항문관에서 항문 주위 피부로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작은 통로인 누관을 만드는 것이다. 피부 밑에서 작은 농양을 반복적으로 만들어 통증과 농양 배출을 일으킨다. 대부분 통증이 심하지 않고 종기가 난 것처럼 곧 터져 배농이 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치루를 오래 방치하면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치핵이나 치열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좌욕, 휴식, 식이섬유 섭취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한다. 증상이 지속되고 호전되지 않으면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바꾸거나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순서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치루는 발견하면 바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로 치유할 수 없고, 장기간 방치하여 반복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암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대 외과 허승철 교수는 “내원하는 많은 환자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치료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하고,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항문 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을 파악한 후에는 치료에 있어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 적정량의 섬유질 섭취,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스마트폰 보지 않기, 배변 후 온수 좌욕, 규칙적인 배변, 전문의 진찰과 진단 없이 항문 연고 남용하지 않기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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